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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인사회 정서 못 읽은 BBCN

[LA중앙일보] 발행 2015/10/14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5/10/13 18:33

박상우/경제부 차장

뒷맛이 개운치 않다. 씁쓸하다. 이대로 슬쩍 넘어가는 건가? 성난 고객들이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리는 건가? 아니면 '시간이 약'이라 생각하는 건가?

최근 일부 고객들에 일방적 은행 계좌 폐쇄를 통보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BBCN 이야기다.

BBCN 앞에는 늘 '한인 최대 은행'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왔다. 영예다. 자산도 70억 달러가 넘는다. 다른 주류 은행과 견주어도 손색없다. LA카운티 10대 은행에도 포함된다. 한인 대표은행을 넘어 주류사회를 넘보고 있다.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이번 계좌 폐쇄 통보건은 '한인 최대 은행답지 못하다'는 지적이 대다수다. '실망스럽다'라는 의견도 많다. 물론 주류은행에서도 계좌 폐쇄는 종종 있는 일이다. 계좌 폐쇄 조치가 무조건 잘못됐다고 볼 순 없다. 법적인 책임 역시 없다.

은행은 영리 기업이다. 자선 단체가 아니다. 그러나 BBCN은 한 가지를 간과했다. 바로 한인사회의 정서를 배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BBCN은 한인사회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커뮤니티 은행이다. 이 때문에 이번 사태에 대한 비난은 더욱 크다. 특히, 1등 은행이라면 더 큰 책임감이 따라오게 마련이다.

계좌 폐쇄 과정에 있어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은행측의 입장이 명확지 않다. '내부방침', '경영진의 결정'이라고만 되풀이한다. 지점과 경영진 간의 커뮤니케이션도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계좌 폐쇄 통보에 대해 지점은 잘 모르고 있었다. 고객의 질문은 쏟아지지만 정작 고객과 함께 호흡해야 하는 일선 지점 직원들은 대답할 것이 없다. '죄송하다'는 말이 최선이었다. 아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계좌 폐쇄 통보를 받은 고객들은 여전히 영문을 모른다.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느낌일 것이다. 계좌 폐쇄 통보를 받은 이들 가운데 정부 보조금에 의지하는 사회적 약자들도 포함돼 있다. 이들의 자존심은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어떤 한인은 한꺼번에 4개의 계좌가 사라지게 됐다. LA뿐만 아니라 시카고 등 타지역 고객들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유틸리티, 셀폰 및 모기지 요금 등을 자동이체해 두었던 고객들도 계좌를 바꿔야하는 번거로운 일에 직면했다.

웰페어를 받아온 고객들은 소셜시큐리티 사무실까지 직접 찾아가야 한다. 이들 대부분은 고령자다. 영어도 서투르다.

다른 한인은행과 주류은행에서도 이번 BBCN의 행동에 대해 의아해 한다. 계좌 폐쇄야 은행의 권한이라지만 그 과정에서 은행측이 그토록 강조해 왔던 '고객 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고객 없이 은행은 존재할 수 없다. 신뢰감 회복이 우선이다. 한인사회를 넘어 주류사회 공략을 진행중인 BBCN은 이번 사태를 통해 위기관리 부문에 있어 상당한 취약점을 드러냈다.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성장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용기를 내라. 최소한 납득할 만한 이유만이라도 설명하라. 한인사회 1등 은행이라면 잘못된 지적을 받아들이는 데도 1등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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