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60.0°

2020.04.08(Wed)

[기자의 눈] "물값은 누가 내니?"

[LA중앙일보] 발행 2015/10/15 미주판 10면 기사입력 2015/10/14 19:31

오수연/문화특집부 차장

최근 사소한 실험(?) 하나를 계획했다. 양치 컵을 사용할 때와 사용하지 않았을 때 물 사용량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이다.

실험 전 혹시나 하고 인터넷에 찾아보니 이미 같은 실험을 직접 해 본 사람이 있다. 사진까지 찍어 올려가면서 열심히 실험을 한 듯했다. 똑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웃음이 났다.

더 검색을 해 보니 물절약 캠페인을 벌이는 공공기관에서 이미 정확한 차이를 올려놓았다. 진도시 사이트에 가뭄 극복을 위한 물절약 실천방안이라는 주제로 자료를 게재해 놓았다. 자료에 따르면 양치할 때 양치 컵을 사용하면 4.8리터(L)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하루 3번 365일로 계산하니 5256L나 된다. 적지 않은 양이다.

이외에도 샤워시간을 1분 줄이면 12L, 비누칠 할 때 수도꼭지를 잠그고 손을 씻으면 6L, 설거지할 때 물을 받아서 하면 74L의 물이 절약된다. 생각해 보면 무심코 흘려 보낸 물이 참 많다

가뭄이 심각하다. 최근들어 비가 좀 내리기는 했지만 가뭄을 해갈하기에는 턱 없이 모자라다. 연일 이에 따른 보도가 적지 않다. 최근 들어서는 물이 부족한 나무들이 쓰러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이 종종 들린다.

직접 가뭄의 심각성을 체감하는 것은 산행을 할 때다. 푸름이 짙어야 할 나뭇가지가 바삭 말라 있고 시원하게 흐르던 계곡이 졸졸 작은 개울이 되었거나 아예 말라버린 곳도 있다. 상황이 좋지 않다. 하지만 사람들이 '가뭄을 체감하고 있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 때가 많다.

공공 화장실이다. 용무를 마치고 나온 한 사람이 옆에 섰다. 물을 틀었다. 손을 씻는 줄 알았더니 물을 틀어 놓은 채 거울을 본다. 머리를 이리저리 매만진다. 물은 계속 흘러내린다. 그냥 쫄쫄 틀어 놓은 것도 아니다. 콸콸하고 흐른다. 최소 7~8초 정도는 그렇게 물을 흘려 보낸 것 같다. 잠가주고 싶은 충동을 꾹꾹 참았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아무런 효용 없이 흘러간 물은 적지 않다.

회사 화장실이다. 점심을 먹고 이를 닦기 위해 화장실에 갔다. 이미 몇몇이 몰려 있다. 이를 닦던 한 명이 물을 튼다. 입을 헹구는 줄 알았더니 그대로 둔다. 잠시 후 입을 헹구는가 싶더니 다시 칫솔질을 한다. 물은 틀어져 있는 상태 그대로다. 습관처럼 그렇게 물은 또 흘러갔다.

한번은 친구들이 집에 놀러왔다. 맛있게 식사를 한 후, 한 친구가 고맙게도 설거지를 하겠다고 자청했다. 근데 설거지를 시작하다 묻는다. "물값을 너희가 내니?"라고 물었다. 낸다고 했더니 "그럼 아껴 써야겠네"라는 답이 돌아왔다. 아파트 세입자들의 경우 물값을 본인이 내지 않으니 할 수 있는 질문이다. 하지만, 실망스러운 질문이다. 이번에는 한마디 했다. "물값을 내든 안내든 당연히 아껴야지 가뭄인데…."

그래서 이번에는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가뭄을 체감하지 못하는 회사 화장실에 물절약 캠페인 문구를 하나 붙여 놓으면 어떨까하고. '가뭄입니다. 물을 아껴씁시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화장실에서는 잊는 그 문제를 한번 떠오르게 해주지 않을까 싶어서다. 그 문구를 보고도 물을 콸콸 틀어 놓고 낭비하는 강심장은 좀 줄지 않을까.

오늘의 실험 계획은 실패했지만 양치 컵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은 이제 실천이다.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모니카 김 재정 전문가

모니카 김 재정 전문가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