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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발등의 불' 은퇴세대의 빈곤

[LA중앙일보] 발행 2015/10/19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5/10/18 15:19

김 동 필 / 선임기자

마이클은 타주에서 말기 암 투병 중인 어머니가 항상 걱정이다. 항암 치료도 받고 값비싼 치료약도 써 봤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비싼 의료 비용도 부담스러웠고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지쳤다.

지금은 치료를 거의 중단한 상태다. 유일한 자식인 마이클은 어머니를 모시고 살 상황도 못된다. 그러다 보니 거동조차 불편한 어머니가 끼니라도 제때 챙겨드시는지 늘 마음이 쓰인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어머니가 한 비영리단체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단체 소속 봉사자들이 급한 상황에선 말할 것도 없고 1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어머니의 집을 방문한다. 각종 고지서 처리부터 간단한 청소 등 잡다한 집안일들을 도와준다. 이 단체는 유대인 커뮤니티가 운영하는 곳으로 마이클의 어머니도 유대인이라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마이클 어머니'의 모습은 고령화 시대의 한 단면이다. 평균 수명이 길어진 것은 좋은 일이지만 반대급부의 현상들도 나타난다. 이런저런 이유로 자녀와 떨어져 외롭게 생활하거나 각종 질환으로 고통받는 노인들도 많다. 여기에 경제적 빈곤까지 겹치면 사정은 더 딱해진다.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65세 이상 은퇴인구 중 600만 명이 빈곤 상태에 있다고 한다. 상당수가 사회보장연금이나 생계보조비(웰페어)가 소득의 전부라는 것이다. 부부가 사회보장연금을 받는다고 해도 월평균 수령 금액은 2000~3000달러 사이다.

생계보조비를 받는 경우에는 이보다 훨씬 적다. 이 정도 소득으로는 아무리 노인이라고 해도 생활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각자 은퇴자금을 준비하라는 의미로 401K(직장인 은퇴연금) 등 정부가 각종 개인은퇴연금 상품에 세금유예 혜택까지 주고 있지만 그것도 일부에 해당되는 얘기다. 상당수는 정부의 사회보장 혜택을 믿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미국의 사회보장 제도가 상대적으로 잘 되어있다고 해도 모든 수요를 충족시키지는 못한다. 누구나 원하는 만큼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더구나 연방이나 주정부 할 것 없이 재정적자 축소를 이유로 있던 혜택조차 줄이는 실정이다. 당장 내년에 지급될 사회보장연금과 웰페어도 올해 수준으로 동결된다. 물가 상승률이 낮다는 것이 이유인데 어디 그런가.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 지수는 항상 정부 발표보다 높기 마련이다.

설령 정부가 아무리 촘촘하게 사회보장 제도를 만들어 시행하더라도 틈은 생기게 마련이다. 이를 채워주는 것이 민간 비영리단체들이다. 정부의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을 찾아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다. 마이클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안타깝기도 했지만 내심 부러웠던 것도 이런 이유다. 언뜻 사소해 보이지만 꼭 필요한 일을 하는 단체의 존재 때문이다. 이런 구조가 커뮤니티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인사회의 은퇴 인구도 갈수록 늘고 있다. 이민 1세들이 점차 이 연령대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자료는 없지만 한인사회의 '빈곤 노인' 비율은 미국 전체 평균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측된다. 빡빡한 이민생활을 하며 미리 노후대책을 세울 여유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인사회에는 아직 이런 곳에 눈을 돌리는 독지가나 단체가 많지 않다. 그나마 일부의 활동도 먼저 찾아가는 봉사가 아니라 일부러 찾아와야 해주는 서비스 수준에 머물고 있다. 결국 재력있는 분들이 나서는 것이 해결의 출발점이 아닐까 싶다. 봉사단체도 자금이 있어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문 지면에 '성공 스토리'만큼 '감동 스토리'도 많이 소개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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