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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다

오랜 가뭄과 함께 연이은 염천이 유난했다. 이제 아침저녁 스치는 바람이 제법 소슬한 가을 들머리이다. 그러나 다가올 겨울 우기에는 이상기후인 강력한 엘리뇨 현상으로 캘리포니아에 엄청난 비가 예상된다고 한다. 가뭄이 어느 정도 해갈이 되리라는 더없이 반가운 기별이지만 폭우로 인한 재해예방에도 힘써야겠다.

심상치 않은 이런 이상기후는 이미 오래전 예견된 일이다. 자연의 사나운 몽니가 아닌가 싶다. 아니면 상처 받은 자연이 스스로 치유하는 과정이며 깨진 균형복원과 안정화, 자기정화를 위한 안타까운 몸부림일 수도 있다.

자연(自然)이란 '스스로 그러함'이다. 그러나 자연이 '자연하지' 못하게 된 원인은 인간의 끝없는 이기적 욕망과 그로 인한 부당한 개입 때문이다. 그 대책 없는 욕망은 바로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 자원고갈과 맞닿아 있으며 곧바로 실생활과 삶의 터전이 붕괴되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

인과응보는 예측가능한 자연의 필연적 법칙이다. 지금 지구촌의 대부분 자연재해는 그런 인간의 파괴적 욕망이 초래한 '함께 지은 공업(共業)'의 마땅한 과보이다.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다. 지구촌에 몸담고 있는 모든 존재들은 네가 있어 내가 있고 내가 없으면 너도 없는, 공생 아니면 공멸하는 불가분의 관계이며, 함께 공명하는 오케스트라와 같다.



따라서 지구가 당면한 환경, 생태계 문제는 개인은 물론 지구촌 전체의 문제로, 범세계적 차원의 구체적 방안과 시스템도 구축해야겠지만 무엇보다 인류 개개인의 투철한 공생의식의 자각과 함양이 해결의 관건이라 하겠다.

조금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조금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필요하면 최소한의 훼손과 최대한의 배려로 충족하며 조화롭게 살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겠다. 무엇보다 후손들에게 물려줄 가장 값진 유산은 황폐화된 삶의 터전이 아니라, 생명력 넘치는 아름다운 지구임을 유념해야 한다.

여정·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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