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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과서 국정화 이슈 토론

[LA중앙일보] 발행 2015/10/23 미주판 11면 기사입력 2015/10/22 18:37

좌편향 교과서 방치 더는 안돼
박철웅/미주녹색실천연합회장

찬성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대다수의 이유는 정치적 중립을 해치고, 교과서의 우경화를 지향할 가능성이 높고, 정권에 따라 교과서가 바뀌게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또 사회 갈등만을 크게 부각할 뿐이고 하나의 교과서여야 국론이 분열되지 않는다는 식의 단순 논리로는 현재의 교과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고도 한다.

그리고 현재 정부의 방침대로 국정 역사 교과서가 도입된다면 교과서가 현재보다 부실해질 것이고 내용 상의 오류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렇다면 현행 역사 교과서 내용은 그렇지 않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역사의 기록은 집필자의 이념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 특히 분단된 국가에서는 이념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역사 기록은 법치에 따라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옳고 그름의 잣대에 따라 객관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역사 기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나 선택과정 등을 좌편향된 시각을 가진 역사학자나 역사교육자가 주도한다면 학생들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게 된다. 학생은 한국 역사를 통해 민족관, 국가관, 인생관을 정립한다. 이처럼 한국사는 후세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극단적으로 말해 잘못된 역사는 미래를 바라볼 수 없는 장님을 만들 뿐이다. 현행 검정 한국사 교과서로서는 휴전 상태인 분단국가로서 혼란과 거짓을 야기할 뿐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좌편향 집필자가 쓴 교과서로, 좌편향된 교사에게 배운다면 교과서에 나타난 것보다 훨씬 위험 요소가 많은 것을 배우지 아니하겠는가.

실제로 현행 검인정 교과서에 나타난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다. 학생들에게 우리의 적은 누구이며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가 아니라 평화는 좋은 것이고, 통일은 아름다운 것이라는 추상적인 내용, 그리고 왜 남북이 분단되었는지 북한의 3대 세습과 정치범수용소, 인권 억압 등의 내용은 축소되거나 아예 수록되어 있지 않다. 이래서 좌편향이라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박정희 시대의 경제 성장정책을 흠집 내기 위해 당시의 외자 도입 성장정책이 IMF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됐다고 기술하고 있다. 대다수의 국민은 박정희 정부의 경제개발을 통해 얻은 경제부흥이 오늘날 대한민국을 G20국가로 만들었다는 것에 공감한다. 그런데 그 공과를 IMF에 귀결시켜 흠집 내려는 것은 북한식 발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또 노골적으로 "북한 학계의 주장에 따르면 주체사상은 사람 중심의 세계관이고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실현하기 위한 혁명사상으로…"등의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어떻게 이러한 내용이 기술된 현행 교과서를 보며 국정화 부실을 운운하는지 도대체 알 수 없다.

지금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시끄러운 것은 사실을 사실대로 기록하지 않고, 이념에 사로잡힌 세력이 자신들의 시각으로 해석된 역사를 학생들에게 가르쳐 미래를 바꿔보려는 야심 때문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어린 학생들이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버리고 공산주의 이념으로 가서야 되겠는가.

역사는 미래를 향한 푯대다. 정부는 대한민국 정통성과 헌정 질서 수호에 앞장서서 좌편향의 시대착오적 교과서를 없애고, 국민통합을 위한 올바른 역사 교과서 만들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획일적 역사로는 미래 인재 못키워
장태한/UC 리버사이드교수·김영옥연구소장

반대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를 강행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학계, 시민 단체, 그리고 학생들의 저항이 매우 거세지고 있다. 느닷없이 국정 교과서를 들고 나온 정부와 집권 새누리당의 논리는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명분이다.

그러나 세상에서 '올바른 교과서'를 만든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며 그러한 발상 자체가 자유민주주의를 정면으로 훼손시키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역사는 무엇인가? 흔히 역사는 과거 또는 과거에 일어난 일로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역사는 과거가 아닌 현재 진행형이며 미래이기도 하다. 즉, 역사는 역사학자의 마음 속에 자리 잡고 있는데 그가 지닌 시각, 사관, 그리고 경험에 비추어 "이렇게 됐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그 당시 상황을 재현시키는 것뿐이다. 따라서 누구나 인정하는 '올바른 역사'란 존재할 수 없다.

과거 백인 학자들은 미국의 노예제도를 설명하면서 흑인 노예들은 노예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만족했고 행복해했다고 주장했다. 수많은 흑인 노예들을 소유했던 백인 농장주들의 일기, 편지, 그리고 기록들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해 주었다. 그러나 실제로 흑인 노예들은 자유를 박탈 당한 채 평생을 노동해야 하는 노예의 삶에 대해 거센 저항을 했고 수많은 흑인 노예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도망치기도 했다. 노예제도는 인간의 기본권을 박탈한 최악의 제도였고 흑인 노예들은 노예의 삶을 거부하며 저항하고 자유를 위해 투쟁을 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백인 역사학자들은 노예제도가 흑인들에게 오히려 도움을 주었다는 주장을 했었다.

역사는 이처럼 똑같은 사실에 대해 누구의 시각으로 어떻게 이해하고 분석하는 가에 따라 다르게 서술되고 기록되는 것이다.

또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기본이며 가장 중요한 가치관이다. 국정 교과서는 이러한 다양성을 무시하고 인정하지 않는 반민주적인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필자는 역사를 가르치면서 첫 수업에 각각 다른 시각으로 미국의 역사를 서술하고 분석하는 4개의 이론을 학생들에게 설명한다. 다양한 이론 소개를 통해 학생들이 어느 것이 옳은지 스스로 결정하도록 맡기고 있다. 물론, 각 이론이 제시하는 증거와 설득력에 따라 학생들은 다르게 받아 들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자유 민주주의 방식의 교육이고 학생들 스스로 논리적인 사고 방식을 키워가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다문화 사회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다양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국정 교과서 교육은 세계화, 국제화, 그리고 다민족 사회의 일원으로서 국제사회에서 경쟁해야 하는 미래의 인재를 양성하지 못하는 후진국형 교육정책이 될 것이다. 필자도 1970년대 암기 중심의 역사교육을 받았던 것을 기억한다. 논리전개는 전혀 배우지 못하고 지명, 연도, 이름 등만 반복적으로 외워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국제경쟁력 강화가 어느 시점보다도 중요한 지금 이런 과거형 교육제도를 다시 도입하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보수와 진보가 서로 자기 입맛에 따라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고 반대하는 현실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교과서의 정치화는 미래 대한민국을 위해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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