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칼럼 20/20] 16번째 이야기

김완신 편집위원

최근 아칸소주 리틀락의 미셸 더거(39)라는 여성이 16번째 아이를 출산해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이 가족은 7000스퀘어피트의 새 집을 짓고 있다. 방 9개의 주택은 기숙사 스타일의 침대와 식당식 주방 그리고 각각 4대의 세탁기와 건조기를 갖출 예정이라고 한다.

미셸은 주하원 출신의 남편 짐과 결혼해 21살때 첫 출산후 두번의 쌍둥이를 포함해 16명의 아이를 낳았다.

미셸과 짐은 두명으로 시작해 불과 18년만에 18명의 대가족을 만드는 위업(?)을 달성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미셸은 '또 아기를 가질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미셸이 낳은 자녀 수는 한국여성의 평균 출산수보다 13배 높은 것이다. 11일 유엔 인구기금이 발표한 한국 여성의 평균 출산율은 1.22명. 이는 세계 평균 2.6명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선진국 평균 1.57명과 비교해도 낮다.

불과 1980년대만 해도 한국은 '하나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이라는 구호로 산아제한 캠페인을 펼쳤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다. 오히려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할 지경이 됐다. 출산율이 지금처럼 저조할 경우 노령화 사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노령화 사회가 되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경제가 정체될 수 밖에 없다.

12일 열린 '세계 지식포럼'에서 예일대학 폴 케네디 박사는 한국이 당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로 '출산율 저하와 인구 고령화'를 지적하면서 "이로 인해 갖가지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2050년에는 인구 13억 중국과 11억 인도의 GDP 합계가 미국과 일본을 합친 것보다 1.6배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같은 분석에는 '인구'라는 요소가 작용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를 합친 24억 인구는 거대한 노동시장이면서 동시에 소비시장이기 때문이다.

맬더스는 '인구론'을 통해 인구는 기하급수로 늘고 식량은 산술급수로 늘기 때문에 인구억제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론을 적용하면 200여년이 지난 지금 지구는 인구팽창과 식량부족으로 멸망해야 한다.

그러나 당시 8억이던 인구가 60억을 넘어도 인구팽창과 식량위기는 없다. 제3세계 식량난도 분배의 문제이지 식량의 절대량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이런 국가에서는 인구가 줄어든다 해도 시스템의 문제로 기아는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맬더스의 인구론은 농업생산성의 향상을 기대할 수 없었던 시대의 낡은 이론이다. '산술급수'로 늘 것이라던 생산성이 지금은 기술혁신으로 '기하급수'로 향상되고 있다.

오늘날 세계 최강국인 미국을 유일하게 넘볼 수 있는 위치에 선 중국의 저력은 어쩌면 인구에서 나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저출산율 국가들은 출산 장려를 위해 갖가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도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정부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시급한 것은 '아기를 낳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막대한 사교육비와 탁아 시설의 부족 남보다 앞서게 길러야 한다는 강박감은 출산을 기피하게 만든다.

미셸은 '아기를 낳는 것은 신이 주신 축복'이라고 했다. 출산이 신의 축복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가야 할 힘겨운 출발'이라며 누가 한국에서 아기를 낳을 것인가.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