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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뻔한 인터뷰'는 싫어요

백정환/사회부 기자

가을이 한창이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여행가기에 좋은 날이다. 가을을 맞아 한인 동창회, 단체들, 기관들도 여러 행사들을 많이 준비한다. 매년 정기적으로 해오는 이벤트, 행사들도 있고 새로이 시도되는 것도 있다. 공연도 많다. 한국에서 LA를 찾는 사람들도 여전하다. 조금 있으면 송년회 행사들도 이어질 것이다.

각종 공연, 모임,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사람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기를 바란다. 광고물도 만들고 일일이 전화를 돌리는 수고도 아끼지 않는다. 그들의 고충은 행사를 맡아보면 안다. 본업은 제쳐 두고 행사에 온 신경을 다 쓴다. 여건상 많은 도움을 받기도 어려워 대부분 한 두명, 많아야 3~4명이 그 일을 다 해야 한다.

그래서 언론의 힘을 빌리고자 한다. 행사 안내를 위해 신문사를 방문하거나 이메일, 전화를 걸고 아는 사람을 통해 기자를 찾는다. 그리고 인터뷰나 취재에 응하면서 기사를 잘 써 달라고 강조한다. 그 마음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런데, 기사를 써야 하는 기자의 마음도 알아줬으면 좋겠다. 기자 역시 이왕이면 많은 사람들이 읽고 참여할 수 있도록 잘 쓰고자 한다. 한인타운 내 행사들 특히 골프대회, 동창회 모임, 동호회 여행 등 정기적으로 열리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담당자에게 질문도 많아지고 지난 해와 비교해 달라진 것이 있느냐고 계속 질문을 던지는 이유다.

그러나 대부분은 재료가 너무 빈약하다. 지난 번과 똑같은 사람들이 비슷한 내용을 들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는 지난 번과 행사 내용이 별로 달라진 것도 없으니 그 때 기사 보고 날짜와 장소만 바꿔달라 부탁하는 경우까지 있다.



이럴 땐 정말 힘이 빠진다. 맥 없이 기사를 쓸 수밖에 없어서다. 고민을 던져주지 못하니 있는 재료 속에서 순서만 바꿀 수밖에 없다. 기사 뒤에 기자 이름 붙이는 것이 창피할 때도 있다. 그래서 회사를 찾아와 인터뷰를 하는 '성의'를 다하는 분들에겐 이런 기자의 고충을 전한다. 때로는 같이 고민해 새로운 관점의 내용을 찾기도 한다. 평범했던 내용이 결과적으로 훨씬 눈에 띄는 기사로 탈바꿈 되기도 한다. 어차피 해야 될 일이고 알려야 될 사항이라면 조금만 성의를 보여주면 좋겠다.

이제 곧 11월이다. 각종 단체, 동창회, 향우회들의 본격적인 송년회 준비가 시작될 것이다. 관계자들은 다시 홍보 전략에 부심할 것이다. 회원들에게 효과적으로 행사를 알리기 위해 언론에 도움을 청하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는 보도자료 준비를 좀 더 열심히 해주었으면 좋겠다. 전과 다른 프로그램이 있다면 강조해 주면 좋다. 회원들 중 기쁜 일이 있다면 그것을 알리며 함께 해도 좋겠다. 가족들, 비영리단체들, 이웃들을 도울 수 있는 감동적인 프로그램이 있다면 금상첨화. 그렇게 준비된 다음 신문사를 방문한다면 인터뷰나 취재가 훨씬 풍성해지고 기사도 더 좋아지지 않을까.

힘들게 송년 모임 준비하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더 보람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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