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여고생, 대낮 거리서 춤대결

10대 패싸움 말리던 여경
'귀가조건' 댄스 배틀 제안
열정적 춤 끝에 서로 포옹

26일 오후 워싱턴DC 남서쪽에 있는 한 거리에서는 여성 경찰관과 흑인 10대 소녀 사이에 때아닌 댄스 배틀이 벌어졌다. 몇분간 열정적으로 춤대결을 벌이던 경관과 소녀는 서로가 승자임을 선언하면서 포옹을 했고 소녀는 거리를 떠나 집으로 돌아갔다.

워싱턴포스트는 29일 미 전역에서 경찰의 과도한 무력 대응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DC 거리에서 패싸움을 벌이던 10대 그룹이 여성 경찰과 춤대결 끝에 싸움을 접고 집으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10대 두 그룹이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은 이들을 떼어놓고 흩어질 것을 명령했다. 그때 한 여고생(17)이 경찰 앞으로 나서 휴대폰으로 유명 래퍼 사일렌토의 '워치 미' 음악을 틀고 요즘 핫한 내이 내이 댄스를 추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를 보고 웃던 여성 경관이 자신이 이기면 10대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야 하고, 여고생이 이기면 그 자리에 더 있어도 좋다는 조건으로 댄스 배틀을 제안했다.

두 사람은 열심히 춤을 추기 시작했고, 지친 여고생이 그만하자고 해 대결은 끝났지만 서로를 승자로 추켜세우며 얼싸안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이 널리 퍼지면서 화제가 됐다.

여고생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형제자매가 모두 7명인데 모두 비폭력적인 범죄로 경찰에 체포되거나 억류된 적이 있다"며 "경찰은 무례하고 거칠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번 경험으로 경찰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바뀌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여성 경관이 이라크에서 군 복무를 한 뒤 워싱턴DC경찰로 약 3년간 근무했다며, 본인이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춤 동영상을 본 버락 오바마 대통은 자신의 트위터에 '내이 내이 춤이 지역 치안에 쓰일 줄 누가 알았겠나. 경찰이 즐거우면서도 우리를 안전하게 해 주는 훌륭한 사례'라는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