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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새들의 반란

김완신 편집위원

올해는 유난히 자연재해가 많았다. 카트리나와 윌마를 비롯해 파키스탄에서는 수만명이 사망하는 대지진이 발생했다.

인명을 앗아가고 도시를 파괴하는 엄청난 위력의 자연재해에 인간은 두려움을 느낀다. 그러나 앞으로 다가올 재난에 대해서는 무감각하다.

환경학자들은 자연재해의 원인으로 환경파괴를 거론하며 이에 대한 주의를 강조한다. 하지만 허리케인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가 지구 온난화로 인한 대서양 수면온도의 상승 때문이라고 설명해도 그다지 실감하려 들지 않는다. 눈앞에 닥쳐온 대재난에 공포를 느끼지만 원인이 되는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높지 않다.

최근 아마존강 유역에는 40년만에 최악의 가뭄이 찾아왔다. 인근 10여개 도시에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수십만명의 주민들이 고립됐으며 사망자도 발생했다.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의 카를로스 리틀 국장은 아마존강 가뭄은 무분별한 삼림파괴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삼림 파괴로 수증기 증발량이 줄어 비가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도로와 농경지를 만들기 위해 제거한 나무들을 태우면서 발생한 열기가 지구온난화를 가중시키고 있다.

아마존강 열대우림은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세계 최대의 산소공급 지대다. 그러나 70년대 이후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다량의 온실개스를 배출하는 지역으로 전락했다.

환경생물학자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그의 저서 '몰락(Collapse)'에서 문명의 붕괴요인을 5가지로 지적하고 있다. 이 5가지는 크게 환경파괴와 기후변화 등의 환경학적 요인과 국가간의 우호 및 적대관계 위기극복을 위한 사회적 역량 등의 정치.사회적 요인으로 구별된다.

그는 찬란한 역사를 구가했던 고대문명의 몰락도 환경파괴와 기후변화로 설명하고 있다 .

예전처럼 지역별로 고립돼 문명이 형성됐을 때에는 한 문명의 파괴는 다른 문명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지구라는 문명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환경문제에 소홀하면 지구 문명공동체는 어려운 시기를 겪을 수 밖에 없다. '문명'이 '개발'의 동의어가 되고 '발전'이 '파괴'를 의미하는 현상이 계속되는한 재난은 그 검은 그림자를 거두지 않을 것이다.

지금 조류독감으로 전세계가 공포에 휩싸여 있다. 조류의 배설물 등을 통해서만 사람에게 감염되는 조류 독감이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사람과 사람사이에도 전염될 수 있다고 한다. 변이된 바이러스가 사람간에 전염될 경우 전세계적으로 1억500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하고 있지만 생물학자들은 북미대륙도 결코 안전하지는 않다고 경고한다. 유럽에서 조류독감에 감염된 철새들이 겨울철 시베리아와 베링해를 거쳐 알래스카로 들어 올 경우 북미지역도 사정권에 속하게 된다.

환경보호는 일부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지구라는 문명공동체의 총체적인 협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이런 노력이 없다면 인류는 오랜시간 이룩한 문명 자체를 위협받는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새들의 병이었던 조류독감이 어떻게 인간에게 전파됐을까.

전문학자들은 여러 이유를 들겠지만 그 보다는 새들이 날아야 할 맑은 하늘을 오염시킨 인간에 대한 '새들의 반란'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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