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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키 커야 대통령 된다?

김완신/논설실장

공화당 대통령 후보 토론회를 보면서 TV시청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무엇일까. 후보자들의 선거공약, 정치 철학, 경력, 연설 방식? 아니다.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후보자들의 '키'다. 토론회가 열리는 시간대에는 후보의 신장을 알아보려는 실시간 검색이 크게 늘어난다. 최근에는 공화당 후보 토론회가 없는 날에도 후보들의 신장에 관한 문의가 검색순위 최상위권을 차지한다. 얼마 전 도널드 트럼프가 고소득층에 폭탄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발표했을 때도 트럼프의 키를 묻는 질문이 그의 조세정책 검색보다 많았다.

대통령 선거에서 키는 어떤 영향을 줄까. 결론적으로 말해 이전의 선거를 보면 키가 큰 후보가 유리하다. 대통령 당선과 신장의 상관성을 연구한 텍사스텍의 그레그 머레이 정치학 교수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큰 후보가 승리할 확률은 59%로 작은 후보보다 높다. 이는 선거인단 투표를 기준한 것이어서 2000년 키 큰 앨 고어(6피트1인치)가 전체투표에서 더 많은 표를 얻고도 키 작은 조지 W 부시(5피트11.5인치)에게 패배한 경우까지 포함하면 확률은 더 높아진다. 또한 기간을 1900년대 이후 현재까지로 국한하면 승률은 더 높아져 큰 후보는 19번, 작은 후보는 8번 당선됐다.

장신 선호는 대통령 선거에서도 보이지 않는 변수로 작용한다. 상대후보에 비해 큰 키는 '강인한' 인상을 심어줘 선거를 승리로 이끄는 요인이 된다는 분석이다.

과학전문 뉴스 웹사이트 '라이브 사이언스'는 신장과 정치력의 관계에 대한 2건의 실험을 소개했다. 467명의 미국 학생과 외국 유학생을 대상으로 '일반 미국인'과 '정치적 리더'의 전형적인 모습을 그리게 했다. 그 결과 학생의 64%가 일반 미국인에 비해 정치인의 키를 크게 그렸다. 실제로도 미국 역사상 46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양당의 대통령 후보 모두가 미국 일반인의 평균신장보다 큰 경우가 33번에 이른다. 또다른 실험에서는 학생들을 신장 크기별로 나눠 '나는 정치적 리더 자격이 있는가'를 질문한 결과 키가 가장 큰 그룹에 속한 학생들에게서 '그렇다'는 응답이 높은 빈도로 나왔다.



이렇듯 신장이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끼친다면 현 공화당 경선에서는 어느 후보가 유리할까. 키만 보면 일단 6피트3인치(190.5cm)의 도널드 트럼프와 젭 부시 전 플로리다주지사가 유리하다. 현 공화당 후보 중 최장신이다. 우연하게도 트럼프는 가장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선거의 승리를 키가 좌우한다면 가장 불리한 후보는 랜드 폴 후보(5피트8인치.켄터키주 상원의원)와 마르코 루비오 후보(5피트10인치.플로리다주 상원의원)다. 여류 정치 평론가 앤 코울터가 '랜드 폴과 마르코 루비오 후보의 키는 내 아이팟 길이와 비슷하다'고 말할 정도다.

대선 경쟁력이 키 순이라면 트럼프와 비교가 되지 않을 루비오 후보가 3차 토론회를 승리로 이끌면서 트럼프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몬더스 대학이 3차 토론회 직후 뉴햄프셔 유권자 4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루비오 후보의 지지율은 13%로 나타났다. 2개월 전에 비해 3배 급증한 수치다. 트럼프도 루비오의 약진을 의식해 견제의 포문을 열었다.

지지율 1위의 도널드 트럼프, 대중적 인기의 벤 카슨, 공화당의 젊은 리더 마르코 루비오, 그리고 여전히 중량감을 과시하는 젭 부시. 각 후보들의 정치력 역량에 근거해 최종 후보가 결정되겠지만 키의 효과도 무시할 수는 없다. 어쨌든 이들 남자 후보 중 한 명이 공화당 경선의 험난한 장벽을 넘어서면 신장 5피트7인치의 힐러리 클린턴과 만나게 된다. 더 이상 키재기로 승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그때가 되면 공화당 대선후보의 선정기준도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 같다. 큰 키인지, 능력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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