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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로그인] 블로그 대신 페북해요, 라는 거짓말

최주미 / 조인스아메리카 차장·J블로그 담당

부지런히 활동하던 블로거가 어느날부턴가 뜸해졌는데 휘적휘적 돌아다니던 페이스북에서 딱 마주쳤다. 직업상 '안부'를 안 물을 수 없다.

요즘 바쁘신가요? 블로그에 뜸하신 것 같아요? 아… 요즘엔 블로그 대신 페북해요.

흠, 페이스북이 동네 사람들 죄다 빼가는 원흉이었나! 이젠 소셜 네트워크 적군까지 무찔러야 하나, 라고 두 주먹 불끈! 쥔 건 아니다. 충분히 이해된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 플러스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점령군이 온라인을 장악하면서 수년 전부터는 블로그가 살짝 진부한 매체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블로그의 시대는 막을 내리는가, 해지는 먼 하늘 향해 눈물 글썽이는 전문가 진단도 여럿 나왔다.



반짝반짝 '신상'인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한다 하면 나름 트렌드 세터인 듯싶고 재기발랄 자신감 넘치는 인생처럼 보였다. 지금도 그렇게 '비쳐질' 수도 있다. 게다가 SNS 조상님격인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10대들에게는 이미 식상한 미디어로 외면 당하는 판국이니 디지털 DNA의 시조새 블로그는 거의 구시대의 아날로그 매체로 느껴지는 인상도 있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 진화의 오해는 이쯤에서 풀고 넘어가야겠다. 과연 '블로그 대신 페북' 로직은 타당한 것일까? 크로마뇽인 페이스북을 위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블로그는 사라져야 할 존재인가?

웹(Web)+로그(Log)의 합성어로 태어난 블로그(Blog)는 태생적으로 개방된 온라인 상에 쓰고 저장하는 도구다. 방문자가 생기고 독자와의 관계가 만들어지고 관계의 확장으로 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블로그 존재의 본질은 네트워킹 이전에 개방용 콘텐트의 생산과 저장인 것이다.

반면에 페이스북과 같은 SNS는 관계를 맺기 위해 콘텐트를 활용하는 유통망이다. 오프라인 상의 내 친구, 그 친구의 친구들과의 관계를 베이스로 온라인의 장점을 활용하여 단시간에 관계를 확장시키는 도구며, 관계를 맺기 위해 나를 알리고 내 생각을 표현해 줄 콘텐트를 전송하는 공간이다.

그러니 블로그 대신 페이스북으로 '갈아 탈' 것이 아니라 각각의 장점을 살려 상호 보완 활용하는 게 맞다. 블로그에 나만의 주관과 개성이 담긴 글을 쓰고 저장하고, 이를 SNS를 통해 좀 더 널리 유통하는 서클을 갖추는 것이 토털 소셜미디어 활용의 궁극의 정답이다.

사실 '블로그 대신 페북'이란 '블로그 할 시간에 페북한다'는 얘기다. 먹고 살기도 바쁜데 온라인 여기저기에서 놀 여유가 어딨느냐, 그나마 한가지 하는데도 가족 눈치 되게 보인다, 는 항변일 것이다. 하지만 그 한가지를 진짜 재미있게 하려면 하나를 버리는 게 아니라 둘 다 취하는 것이 최선이기에 하는 말이다.

더구나 이민자들에게 블로그나 SNS활동은 어쩌면 필수적인 취미다. 우리 말로 글을 쓰고 우리 말로 대화하며 갑갑한 속내를 실컷 터놓을 수 있는 기회, 변방의 삶을 벗어나 당당한 주인공으로 주도적인 관계를 나누는데 돈 한푼 쓸 필요조차 없다.

개인 미디어, 개인 브랜드, 개인 캐릭터의 시대는 개인이 스스로의 존재만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멋진 기회의 시대다. 기회를 누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블로그와 SNS에 설명서 첨부하여 친절히 공개돼 있다. '요즘 세상'을 사는 재미, 좀 누리고 살자. 하나도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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