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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퓨전 상품'으로 젊은 여행객 잡아라

[LA중앙일보] 발행 2015/11/10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5/11/09 22:05

이성연/경제부 차장

지난달 친구와 함께 여행에 나섰다. 페루의 수도 리마를 시작으로 쿠스코를 거쳐 마추픽추를 찍고 오는 여정이다. 여행 준비는 한달 전부터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여행사 선정에 나섰다. 한인 여행사와 주류 여행사의 스케줄을 비교해 가며 장단점은 무엇인지, 가격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조사했다.

타이트한 패키지 여행으로 가기엔 여행이 빡빡해지고 그렇다고 자유 여행을 하기엔 언어 장벽과 여행 지식이 부족해 겁부터 났다. 오랜 시간 고민 끝에 결국 주류 여행사를 택했다. 몇 가지 특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선 스케줄이 단순했다. 여행사 측은 호텔 예약 및 관광지 주요 일정만 관리해 주고 교통편만 제공하는 방식이다. 정해진 스케줄 외에는 자유 여행이 가능했다.

결과적으로 주류 여행사의 패키지는 만족스러웠다. 여행사에서 예매해 준 기차 티켓과 유적지 입장권 등 바우처를 받아 잉카의 유적을 따라 나 홀로 움직이는 스케줄은 자유로웠다.

패키지 여행의 편리함과 자유 여행의 장점이 접목된 하이브리드 상품인 셈이다. 자유 여행 시간에는 친구와 지도를 펼쳐놓고 골목길을 모두 찾아다녔다. 쿠스코의 신비로운 12각 돌과 운치있는 카페에서의 커피 한 잔은 낯선 여행지에서의 자유가 전해주는 선물이었다.

대개 패키지 관광은 호텔부터 식당까지 아무런 불편 없이 여행사 측에서 제공하는 일정에 따라 몸만 움직이면 되는 편리함이 있다. 하지만 큰 대형버스에 북적이는 여행자들과 학교 급식 수준의 식사 등은 실망하기 십상이다. 게다가 단체로 움직여야만 하는 일정은 여행지에서 얻을 수 있는 자유와 그 나라만의 개성을 오감으로 접하기엔 장애물이 된다. 또 너무 편한 탓에 여행에서 돌아오면 사진을 찍었던 관광지가 어디였는지도 가물거리고 주요 여행지를 훑고 지나가 버린 탓에 머릿속에 남는 추억도 별로 없다.

여행객이 증가하면서 가이드의 설명을 집중해서 듣기보다는 주어진 짧은 시간에 이젠 '왔노라, 보았노라, 찍었노라'를 외치며 카메라 셔터 누르기에 바쁜 여행으로는 수준 높아진 여행객의 마음을 더 이상 사로잡을 수 없다.

지난 몇 년간 LA한인타운 여행업계도 고객 감소와 수익 악화가 겹치면서 대형 관광사를 제외하고는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신상품 개발은 고사하고 기존 패키지 상품도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금 상품으로는 한인타운에서 한발짝 떨어진 2세와 젊은층 세대를 잡기가 힘들다.

자유여행의 자유로움과 패키지 여행의 편안함을 쏙쏙 뽑아낸 '퓨전 여행' 상품을 개발해 젊은층과 한인 2세들을 공략한다면 불경기를 이겨내는 도구가 되지 않을까. 이는 타겟 고객층을 분명히 한다는 점에서도 여행업계의 생존 비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의 입맛은 늘 새로움을 찾는다는 것을 한인 여행업계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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