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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남성 자살률이 여자보다 높은 이유

수잔 정/소아정신과 전문의

최근 10년간 미국 군인의 자살률이 높아졌다. 자살률 통계는 1년간 인구 10만명 중 몇명이 자살했나로 집계한다. 일반인 자살률이 28.7명인 것에 비해 군인은 32.1명이다. 특히 18~29세 사이는 군인이 일반인에 비해 자살률이 11배나 높다.

미국 군인의 10% 정도는 여성이다. 여군도 자살률이 일반 주민에 비해 훨씬 높다는 것이 최근 연구에서 밝혀졌다. 본래 남성에 비해서 여성들에게서 우울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그만큼 자살을 많이 기도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미수에 그친다. 왜냐하면 약물을 과다복용하거나 손목을 칼로 긋는 등의 방법으로 자살을 기도해 대부분 주위 사람들에 의해 발견되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남성은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훨씬 낮지만 자살에 이르는 비율은 여성에 비해 3배나 높다. 대부분 권총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우울증으로 입원했던 10대 환자가 퇴원할 때 나는 부모들에게 집안에 총이 있으면 치우라고 당부한다. 부모가 안전 장치를 해놓고 숨겨 놓아도 10대들은 그 총을 사용한다. 집안에 총이 있으면 자살률은 높아진다.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은 우울증이다. 우울증 중에서도 조울증일 경우 자살이 많다. 주요우울증(major depressive disorder) 환자보다 자살률이 높다. 미국에서 청소년 사망원인의 첫째는 사고, 두번째와 세번째는 자살과 타살이다. 타살의 절반 가량은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연인들 사이에서 일어난다. 이민자들은 미국에 살아도 출신국 국민들의 자살률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예를 들어 가톨릭 신자가 많은 이탈리인들의 자살률은 본국과 비슷하게 낮은 반면 한국 이민자들의 자살률은 무척 높다.



두뇌의 화학물질이 불균형 상태로 태어난 환자들에게 심리적.환경적 요인이 추가될 때 주요우울증, 양극성 질환, 주의산만증, 심한 불안증세(공황장애나 강박증세), 정신분열 등의 병이 생긴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인 인슐린 대사에 문제가 생기면 당뇨병에 걸리기 쉬운 것과 마찬가지다. 당뇨병이 가족력과 관계가 많듯, 여러 정신과 질환도 가족력과 관계가 깊다. 그러니 주의산만증, 불안증, 자폐, 우울증 등에 걸리는 것은 환자의 의지력이 약해서나, 성질이 나쁘기 때문이 아니다. 체질, 심리상태, 환경 등이 연결돼 생기는 행동증후군이다. 심리상담, 환경의 변화, 뇌전파물질 균형을 유지시키는 약물이나 운동, 영적 도움 등으로 치료해야 하는 만성병이다.

주위에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계속 우울하다가 어느날 기분이 좋아진 경우(자살을 결심한 직후에는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으니까), 평소 좋아하던 물건이나 애완동물을 다른 사람에게 줄 때, 권총이나 노끈을 준비하는 등 자살에 필요한 기구를 마련하는 경우에는 유심히 살필 필요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 본인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을 때가 있는지, 자신이 없어지면 모두가 편안해 질거라 생각하는지, 아침에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지 등. 마음 속 느낌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면 행동으로까지 진행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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