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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썰렁한 자바시장…내년 전망도 어둡다

추수감사절 낀 연말도 경기 안 살아나 고민
돈세탁 수사도 재개…운영비 줄이고 버티기

해가 많이 짧아졌다. 오후 4시반께만 되면 어둑어둑해 진다. 바람도 많이 불고 저녁이면 제법 춥기도 하다. 주변에 사람들마저 보이지 않으면 더욱 을씨년스럽다.

LA자바시장이 요즘 딱 그렇다. 퇴근시간이 가까워지면 상가 주변을 다니는 바이어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한 의류업체 주인은 "좀 보태서 말하면 개미 한 마리 없다. 2년 전 이 맘 때만 해도 어둑어둑한 자바 골목에 바이어들이 제법 있었는데, 이제는 영 아니다"라며 달라진 상황을 설명했다.

그냥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농담까지 나돈다. "좀도둑들도 자바로는 안 온다. 경기가 웬만했을 때는 하루 한 건 이상 도난 사고가 들리지 않으면 이상 했는데 말이다."

지난해 9월 연방 합동수사반의 마약자금 돈세탁 수사가 터진 후로 자바 경기는 완전히 죽었다는 게 한인 의류업자들의 푸념이다. 꼭 돈세탁 수사만이 자바 불경기의 원인일 수야 없지만 어쨌든, 그 여파가 1년 이상을 가고 있다.



그렇다면 내년 자바시장 경기는 어떨까.

현재로서는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자바시장은 연말에 돈을 벌어 다음 해를 준비한다. 하지만 올해 연말 경기가 좋지 않으니 내년 준비가 쉽지 않다. 더욱이 내년 경제 전망도 좋지 않다. 13일 발생한 파리 연쇄 테러는 가뜩이나 안 좋은 경기를 더욱 힘들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성복 업체 에슬리의 이석형 사장은 "추수감사절이 있는 요즘이 자바시장은 매출이 가장 많을 때다. 보통 그렇게 번 돈으로 내년 봄 장사를 준비하는 사이클이다. 추수감사절이 지나면 자바시장은 한 해 장사를 마감한다. 이후로는 연말까지 개점휴업이다. 그런데 요즘 자바시장은 해 떨어지기 전에 문을 닫을 지경이다. 올해는 패션경기가 전체적으로 힘들었다고 하지만 내년까지 이어질 것 같아 다들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달 초 연방 수사당국의 자바시장 돈세탁 수사가 재개된 것도 걱정거리다. 그나마 오던 남미 바이어들이 아예 발길을 끊을까 우려가 크다. 현찰 거래 신고를 외면한 일부 업체들로 인해 덤터기를 쓰는 꼴이라 속도 상할 판이다.

여성 및 주니어복 생산업체 시유먼데이의 이윤세 사장도 "한 2년 전과 비교해 한인 자바업체 매출은 30% 이상 줄어든 것 같다. 속내야 알 수 없지만 매출이 많이 줄어든 곳은 50%까지도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연말 상황이 나쁘니, 다들 운영비 줄이고 버티기에 접어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한인 봉제공장들의 엘파소 이전 문제도 결국은 경기불황 탓이 크다. 이래저래 자바시장이 뒤숭숭하기만 하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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