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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파리 테러와 '스타워즈 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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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5/11/23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5/11/22 15:29

안유회 / 선임기자

다음달 18일 '스타워즈' 7편이 개봉된다. 2005년 6편이 개봉된 지 10년 만이다.

마켓워치는 지난 20일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Star Wars: Episode VII: The Force Awakens)'가 개봉 첫 주말 흥행수입 2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을 보도했다. 어떤 영화도 첫 주말 흥행 1억 달러를 돌파한 적이 없는 12월에 스타워즈가 흥행의 새 역사를 쓴다는 것이다. 현실성은 의심받지만 일부에선 3억 달러를 예상하는 이들까지 있다.

스타워즈는 시리즈의 총가치가 307억 달러로 추산될 정도의 흥행대작이지만 단순한 영화는 아니다. 사이언스 픽션, 우주 서부극, 로망스, 신화 등 다양한 장르가 버무러지기도 했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된 영화이기도 하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밀러터리와 정치다.

밀러터리와 연관돼 스타워즈는 미국에 베트남전쟁 이후 사라졌던 승리주의를 가져왔고 절대무기에 대한 환상을 불어넣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2013년 백악관 사이트에는 영화에 등장하는 절대무기인 '데스 스타'를 만들라는 청원이 올라와 2만4000명이 서명했다. 백악관의 답변은 간단했다. "데스 스타 제조비는 너무 비싸고 우리는 행성 파괴를 지지하지 않는다."

스타워즈는 또 전쟁에 대한 비현실적인 시각을 확산시켰다는 비판도 받았다. 비판의 근거는 전쟁의 참혹함을 가린다는 것이다. 스타워즈의 전투 장면에는 피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광선검이 베도 광선총에 맞아도 피가 나지 않는다. 심지어 절대무기인 데스 스타가 파괴한 행성은 우주에서 불꽃으로 사라진다. 시각에 따라 파괴된 행성의 불꽃은 아름답게도 보인다. 시간이 흘러 현실 세계의 전투 장면 중에는 스타워즈처럼 현실성이 제거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이 9.11 이후 이라크 침공 당시 바그다드 공습이다. CNN이 생중계한 바그바드 공습은 그저 렌즈 속에서 미사일이 흰 선으로 날아가면 건물이 연기로 바뀌는 것이 전부였다.

이슬람국가(IS)가 파리에서 테러를 저질렀다. 현장을 전한 AP사진엔 피해자가 거리에 흘린 선연한 핏자국이 담겨있다. 영화는 피를 생략할 수 있지만 현실에선 그럴 수 없다. 테러가 노리는 공포는 바로 이 부분이다.

스타워즈가 피를 생략한 데는 관객층을 넓히기 위한 의도도 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전쟁이 꼭 참혹한 것은 아니라는 환상을 심어준 측면은 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겠다는 전략방위구상의 이름을 스타워즈로 붙인 것도 이런 연관 관계에서 아주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여전히 이슬람국가와 전쟁에서 지상군 투입을 주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실제로는 피를 흘리지만 피를 보여주면 여론이 악화된다.

또 한편으론 나는 피를 흘리지 않고 전쟁을 승리할 수 있다고 믿음이 여전히 있을 것이다. 비판적인 이들의 시각대로라면 일종의 스타워즈 착시다.

피를 보여주지 않고 승리를 선언했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이슬람국가가 나타났다.

어찌 보면 이들의 테러가 노리는 것은 간단하다. 테크놀러지를 앞세운 전투가 숨기는 피와 죽음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파리 유혈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프리카 말리에서 또 테러가 발생했다. 이슬람국가는 워싱턴DC와 뉴욕 테러를 경고했다. 스타워즈가 피없는 전쟁의 책임을 질 수는 없지만 10년 만의 스타워즈 개봉을 앞두고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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