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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길 가는 데 거침이 없다"…YS 일생 관통한 '대도무문'

서거한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일생을 관통한 단어는 '대도무문(大道無門)'이다. YS는 가까운 측근들에게 붓글씨로 '대도무문'을 써서 선물하기를 즐겼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도 이 휘호를 선물했다. YS가 대통령으로 재직하던 시절 청와대가 방문객들에게 주는 '청와대 시계'에도 YS의 친필 '대도무문'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YS는 이 글을 '큰(옳은) 길을 가는 데는 거침(막힘)이 없다'는 의미로 새겼다. 그의 정치 인생은 관통하는 키워드가 왜 '대도무문'이었는지 짐작이 된다. 거칠 것 없이 외길을 간다는 그의 기개는 1983년 전두환 군사정부가 연금 중이던 YS에게 해외로 나갈 것을 권유했을 때 적나라하게 표출됐다. YS는 "나를 해외로 내보내는 방법이 있다. 나를 시체로 만들어서 해외로 부치면 된다"고 말해 군사정부의 기를 꺾었던 일화는 유명하다.

'대도무문'은 원래 송나라 선승 해개가 수행의 이치를 담은 책 '무문관'에 나온 글귀다. 이 책에는 '대도무문 천차유로(大道無門 千差有路) 투득차관 건곤독보(透得此關 乾坤獨步)라는 구절이 나온다. '대도에는 문이 없으나 갈래길이 천이로다/

이 빗장을 뚫고 나가면 하늘과 땅에 홀로 걸으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해개가 쓴 '대도무문'은 원래 '도를 닦는 것은 쉽게 보이지만 옳은 길을 찾기는 어렵다'는 의미로 고된 수행의 길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YS가 해석한 뜻과는 거리가 있다. 원래의 의미가 달라진 것이다.



전직 대통령들이 직접 쓴 붓글씨 휘호는 경매 시장에서 매매가 되기도 하는데 지난해 한국의 경매사이트에서는 YS의 대도무문 휘호가 300만~600만원(3000~6000달러) 정도에 거래되기도 했다. 서예 전문가들은 YS의 붓글씨 솜씨에 대해 기본기는 부족한데 자기 특유의 거칠고 강한 힘이 담겨 있다고 평한다.

평생 '큰 길을 가는 데 거침이 없다'는 신조로 살아서였을까, 영면한 그의 얼굴엔 회한의 그늘이 없어보인다.

이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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