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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열연 돋보이는 한국판 '엑소시스트'

김윤석·강동원 주연 '검은 사제들'
북미 주요 도시에서 관객들 만나

한국에서 관객 수 450만 명을 넘어서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검은 사제들(영문제목 The Priests)'이 북미지역에서도 개봉된다. LA와 댈러스에서 26일부터 상영이 시작된 데 이어, 오는 4일부터는 풀러턴과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뉴저지, 애틀랜타, 시카고, 호놀룰루, 밴쿠버, 토론토 등지에서도 정식으로 개봉될 예정이다.

'검은 사제들'의 주인공 김 베드로 신부(김윤석)는 외골수에 고집불통인 교계의 이단아다. 자신을 따르던 소녀 영신(박소담)이 뺑소니 사고 후 의문의 증상에 시달리자, 김 신부는 구마에 매진하지만 교계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쏟아지는 세상의 오해도 고스란히 그의 몫이다. 구마 예식을 도울 보조 집전자를 구하는 것마저 쉽지 않다. 모든 이들이 기피하는 김 신부의 보조 집전자로 선발된 이는 신학교 졸업반인 최 아가토 부제(강동원). 두 사람은 영신을 구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세상의 논리로는 설명할 수도, 이해받을 수도 없는 악령과의 치열한 싸움에 뛰어든다.

'검은 사제들'은 한국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엑소시즘, 즉 구마에 대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소녀의 몸을 차지한 악령과 이를 퇴치하려는 가톨릭 사제, 그리고 그를 돕는 부제가 만들어내는 강도 높고 팽팽한 긴장감이 볼거리다. 비슷한 소재의 할리우드 영화와 비교할 때 시각적 자극이 주는 끔찍함은 현저히 약해 공포물로서의 매력은 떨어진다. 대신 구마 예식의 세부적 요소와 과정을 제법 자세하게 묘사해 흥미를 더했다. 영화 속 구마 장면에서 등장하는 도구들과 음악, 기도문, 용어 등은 늘 호기심과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초현실적 세계를 엿보는 듯한 짜릿함을 느끼게 해준다. 후반 40여 분을 모조리 털어 구마 예식을 그리는 데 '올인'한 나름의 승부수가 적중한 부분이다.

배우들의 힘도 크다. 어딘지 쓸쓸하고 초탈해 보이는 눈빛으로 묵묵히, 그러나 힘 있게 악령과의 싸움을 주도해 나가는 김 신부 역의 김윤석은 언제나처럼 극의 무게 중심을 확실히 잡아준다. 강동원은 철없던 최 부제가 두려움을 이기고 구마 예식의 집전자가 되는 변화폭 큰 연기를 무리 없이 해냈다. 라틴어, 중국어, 독일어를 오가며 어려운 대사들을 제대로 소화해낸 것은 물론, 특유의 깊은 눈빛과 여리여리한 몸으로 여성 팬들의 취향 저격을 확실히 해낸 공도 무시 못한다.



가장 놀라운 발견은 영신 역의 신인 박소담이다. 순진한 소녀의 눈빛부터 완벽하게 귀신이 들린 듯 눈동자를 희번덕거리는 모습까지 극과 극을 오가며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낸다. 영신이 내는 다양한 목소리는 기술적 조작을 조금도 거치지 않은 박소담의 육성이라고 한다. 20대 초반의 여배우의 내공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의 열연이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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