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경제력 커지는 아내, 일자리 못 잡는 남편

29%가 아내 소득이 많아
3만 달러 이상 차이도 9% 차지
여성의 높은 대졸률과 연관
남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올해 68.7%로 사상 최저
'주부 남편' 200만 명


남편보다 소득이 많은 아내가 증가하고 있다.

연방센서스국이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3년 남편보다 소득이 많은 여성은 전체 결혼여성의 29.3%를 차지했다. 이는 1987년의 17.8%보다 크게 높아진 것이다. 소득격차별로 보면 남편보다 연소득이 3만 달러 이상 많은 여성은 전체 결혼 여성의 9%로 지난 15년 사이 3%포인트 증가했다. 남편의 소득보다 5000~2만9999달러 많은 여성은 11%였다.

센서스국의 제이미 루이스 출산.가족 통계전문가는 "남녀의 소득 격차가 여전히 상당한 점을 감안하면 특기할 만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경제적 가장'은 여전히 남편이 많다. 센서스국은 아내보다 소득이 3만 달러 이상 많은 남성은 전체 결혼 남성의 약 35%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9%인 여성과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치다. 하지만 이런 남성은 2000년의 38%에서 3%포인트 줄었다.

남편보다 소득이 많은 아내가 증가하는 것을 일시적 현상이 아닌 경향성을 띤 것으로 해석하는 데는 근거가 있다. 우선, 여성의 대학졸업률이 남성의 대학졸업률보다 높아지고 있다. 대학졸업은 평생소득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기존의 남녀간 직업전망을 뒤바꿀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에 발표된 센서스국의 통계는 이를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MIT의 데이비드 오터 경제학교수는 NPR과 인터뷰에서 지난 20년 동안 여성의 학사학위 취득이 늘면서 노동시장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터 교수는 "왜 남성은 좀 더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않는가, 교육을 더 받지 않는가, 고임금 직업으로 옮기지 않는가 반문할 수 있지만 명확한 원인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통계의 경향성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요인은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1940년대말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점이다. 1948년 16세 이상 남성은 86.7%가 직업을 갖고 있거나 구직활동을 했다.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던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금융위기 동안 크게 떨어졌으며 올해 10월 현재 68.7%까지 내려왔다. 연방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이 집계를 시작한 1948년 이후 최저치다.

'남성은 왜 일자리로 돌아오지 않는가'는 경제전문가들이 아직 풀지 못 한 숙제다. 가상 답안은 여러가지가 있다. 괜찮은 직장이 줄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특정 부문의 일자리가 사라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는 아내의 소득이 더 높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일을 중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경제정책연구소(EPI)의 하이디 쉬어홀츠 이코노미스트는 "1993년 이후 55세 미만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며 괜찮은 직장이 줄어든 것이 원인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직장 대신 가사일을 택한 '주부 남편'도 증가했다. '주부 남편'에 대한 가장 최근의 통계는 2012년 퓨리서치의 조사다. 당시 '주부 남편'은 사상 최대인 200만 명이었다. 1989년의 110만 명에 비하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주부 남편'을 선택한 이유를 보면 꼭 자발적이지는 않다. '주부 남편'이 자발적 선택이라고 답한 이들은 15%에 불과했고 약 25%는 직장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해답은 명확하지 않지만 이런 현상이 가능한 문화적 변화는 감지된다. 퓨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1997년의 경우 아내가 남편보다 소득이 높은 것은 문제라고 답한 이들은 40%였다. 이 수치는 최근 28%까지 줄었다. 그 중에서도 대졸 남성이 소득이 더 많은 아내에 대해 거부감이 적었다.

노동시장의 극적인 변화도 원인의 하나로 지적된다. 미국의 제조업이 절정에 달했던 1953년 제조업 비중은 국내총생산(GDP)의 25% 이상을 차지했다. 제조업 비중은 2009년 11%로 축소됐다. 반면 교육과 소셜서비스 등 남성보다 여성을 더 많이 고용하는 산업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급격히 증가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1948년 32%였으나 2000년 60.3%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위기는 성별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취업에 타격을 주었다. 여성의 취업도 내림세도 돌아섰다. 하지만 '사라진 노동자(missing workers)'로 불리는 이들은 남성이 훨씬 많았다. 사라진 노동자는 취업이 가능하지만 실직했거나 구직활동을 포기한 이들을 가르킨다. 25~54세 연령층에서 사라진 노동자로 분류되는 이를 성별로 나누면 남성은 185만 명, 여성은 138만 명으로 집계됐다. 금융위기 이후 여성보다 남성이 취업에 더 큰 타격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높아졌지만 명암은 있다. 퓨리서치의 2013년 조사에서 경제적 가장 역할을 하는 여성은 크게 두 그룹으로 분류됐다. 하나는 남편보다 소득이 높은 대졸 백인여성이었다. 다른 그룹은 저소득 홀어머니(싱글맘)로 대학을 졸업하지 못 한 이들이 많았다.

안유회 선임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