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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기내 응급상황과 의사의 역할

모니카 류/암방사선과 전문의

"이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 중에 의사가 있으면 즉시 버튼을 눌러 주십시오.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런 방송을 비행기 여행 중 듣고 반가워할 의사는 많지 않을 것이다. 연착된 비행기, 짜증스럽게 길었던 탑승 수속, 까다로운 보안 검열을 뒤로 하고 비로소 긴장을 풀고 한 잔의 와인을 주문했을지도 모르는 시점이다. 나 같은 경우는 응급환자 치료에 자신이 없어 선뜻 나서지 못한다. 평생 암 환자만을 치료해 응급상황에 대한 경험이 적기 때문이다. '최첨단 기술을 갖고 있는 돌팔이'인 셈이다.

이 같은 경우 몇 나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는 의사 신분이라고 해서 법적인 시술 의무를 강요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의사들은 의사임을 밝히고 도와주려고 나선다. 의사라는 사명감 때문이다. 시술의 법적 의무는 없다고 해도 일단 자진해서 시술을 했다면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은 따른다.

환자 승객이 의사의 치료에 대해 차후에 문제 삼는 것을 막고, 의사들이 숨지 않고 나서서 응급상황을 처리하는 것을 고무하기 위해 미국은 1998년 '항공 의료 보호법'을 만들었다.



의사로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해도 술에 취한 경우는 의료행위를 자원해서는 안 되고 이는 불법이다. 의사는 환자가 정신적 또는 감성적으로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의료행위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

비행기 여행의 대중화, 늘어나는 여행객, 평균 수명의 연장, 증가하는 성인병 등은 비행기 안에서 응급상황을 더 빈번하게 만들고 있다. 1년 여행객이 세계적으로 약 30억명에 이르고 5만에 가까운 노선이 9000여개의 공항으로 연결돼 있다.

하루에 10만 번 이상 비행기가 이착륙 한다. 이중 일반인들이 타는 상업용 여객기는 3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화물 운송이나 군용 또는 자가용 비행기다.

이런 세상이다 보니 비행기 안에서 일어나는 응급상황은 600번 비행에 한 번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뉴잉글랜드 저널 2013년).

이는 2008년부터 3년간 5개 상업용 항공사의 운항 내력과 응급 상황을 집계한 통계인데 이중 의사 승객이 도와 준 경우는 절반에 그치고 있다. 7%가 항로를 바꾸었고 26%가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9%가 입원했다. 이런 조치를 취할 경우 환자 승객의 사망률은 0.3%였지만 기내에 있을 경우 사망률은 1.3%까지 높아졌다.

장거리 여행을 계획할 때에는 육로나 항로에 상관없이 사전에 주치의의 의견을 듣는 것이 좋다.

또한 낙후 지역으로 여행할 경우에는 전염병 예방에 대한 사전조치도 필요하다.

혼자 여행을 하는 것보다는 누군가와 동행하거나 또는 그룹으로 여행할 것을 추천한다.

또 노년층의 경우 호텔에서는 독방을 피하는 것이 좋다. 독방을 쓰던 지인이 다음날 욕조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기도 했다.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곁에 누군가 있다면 신속하게 도움을 요청해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가 있다.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은 여행객, 여행사, 의사의 소견 등이 균형 잡힌 삼각 관계를 이룰 때 가능 한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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