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79.0°

2019.09.15(Sun)

[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목회자에게 스트레스보다 더 힘든 건…

[LA중앙일보] 발행 2015/12/08 미주판 26면 기사입력 2015/12/07 19:17

목사의 길은 쉽지 않다.

지난주 종교면에는 필립 와그너 목사(LA오아시스교회)의 글을 소개했다.

'목회자의 비밀스러운 고통'이란 글에서 그는 어려운 기독교 상황에 대한 각종 통계를 근거로 목회자의 스트레스 6가지를 언급했다.

하지만, 와그너 목사가 언급한 스트레스가 전부일까. 아니다. 그건 일부에 불과하다. 현실은 훨씬 더 녹록하지 않다. 스트레스 말고도 감내해야 할 부분이 많아서다. 우선 목사는 기독교의 가치(복음)로 세속의 가치와 마주해야 한다. 사실상 교계 생리가 사회의 메커니즘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한 예로 요즘은 교회 숫자에 비해 목사가 많아서 일자리(교회)를 구하는 게 어렵다. 소수의 목사를 제외하면 낮은 사례비로 생계 유지도 힘들다. 순수한 마음으로 사역지를 찾기에는 벽도 많다. 교계에는 보이지 않는 알력, 정치적 요소, 인맥 등이 작용한다. 교회 개척마저도 자본과 엮이는 시대 아닌가.

교회는 이제 크기로 나뉜다. 이는 암묵 가운데 목회자의 그릇을 가늠하는 잣대가 됐다. 그런 인식과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성공과 실패를 성경적으로 재정의하려면 배짱도 두둑해야 한다.

더구나 오늘날 기독교는 외부(사회)로부터 엄청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 가운데 기독교를 설파하겠다면 어설픈 실력으로는 안 된다. 울타리(교회) 너머 세상을 보려면 넓은 시야도 갖춰야 한다.

신학교는 어떤가. 기독교를 머리와 가슴으로 수용하는 곳이다. 거기서 신념, 인성, 실력의 조화를 위해 목회자로서 기본을 충실하게 다져야 하는데, 현실은 학위를 '배경' 또는 스펙 정도로 여긴다.

각종 유혹과 변질의 위험도 늘 따른다. 누가 부와 명예, 권력이 싫겠는가. 하지만, 그걸 이루겠다면 차라리 다른 직종을 선택하는 게 낫다.

'신(神)'에게 모든 걸 의탁하면 된다고 말하진 말자. 그건 겸손이 아닌, 신에 대한 기만이다. 궁극적으로는 하늘이 모든 걸 이끌지만, 그 과정에는 분명 인간에게 주어진 몫이 있다.

종교인을 꿈꾼다면 지금은 개인의 감정과 신의 부르심을 상당히 신중하고 객관적으로 분별해야 하는 시대다. 착한 심성을 가졌다거나, 신앙의 열정이 충만하다고 그 길을 걷겠다면 오판이다.

물론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목사가 받는 스트레스는 딱히 종교인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사회생활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다. 목사가 신과 관련된 일을 한다고 다른 직종과 특별히 다를 것도 없다. 목사뿐 아니라 '신' 앞에서 모든 신자는 각자의 직업이 '성직' 아닌가.

다만, 목사는 인간의 영혼을 다룬다. 그렇기 때문에 잘못되면 혼자가 아닌, 수많은 영혼이 함께 해를 입는다. 자신 없다면 지금이라도 다른 길을 가야 한다.

스트레스 이상의 막중한 책임을 감당하는게 목회자다.

관련기사 취재 그 후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