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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뉴스] 시리아, 3차 세계대전으로 가나

[LA중앙일보] 발행 2015/12/08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5/12/07 21:29

김석하/사회부장

과거 냉전시대였으면 핵전쟁이 터질 수 있었다. 터키 F-16 전투기가 지난달 24일 러시아 Su(수호이)-24 전폭기를 격추했다. 영공을 침범했다는 이유다. 러시아는 곧바로 터키와 맞닿은 시리아 국경에 S-400 지대공 요격 미사일을 배치했다. CNN은 다음날 '어떻게 이게 3차 세계대전이 아니냐'는 보도를 내보냈다.

일촉즉발의 위기는 시리아 때문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NATO가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편에 서기를 원하느냐"고 일갈했다. 만일 러시아가 보복으로 터키를 무력공격했다면, 미국은 NATO동맹국으로서 자동으로 러시아를 쳤어야 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한판, 3차 세계대전이다.

시리아는 종파.정파.지원국간 이해.테러단체의 횡행 등이 뒤섞이면서 과거 1차 세계대전을 촉발시킨 옛 유고의 사라예보가 되고 있다. 때문에 IS문제를 단순히 극단 테러단체의 몹쓸 짓 정도로 여기는 것은 우물안 개구리 생각이다.

지난주 샌버나디노 총기난사 테러를 겪은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일요일 밤 대국민 회견을 했다. IS를 '작살' 내겠다고. 그런데 지상군 투입은 안 하겠다고 했다. 통상 전쟁의 승리는 지상군이 적진에 깃발을 꽂으면서 끝난다.

미국민의 53%가 지상군을 투입하라는 여론조사와 공화당 대선주자들의 '너무 약해'라는 조롱을 받으면서도 오바마는 왜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지상군 투입은 러시아와의 대리전으로 치달을 수 있고 종국에는 3차 세계대전으로 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5년간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은 알아사드 독재정권과 반군 간의 싸움이다. 또 이슬람 종파, 시아파(알아사드)와 수니파(반군)간의 전쟁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반군의 구성은 온건파와 자유시리아군, 알누스라 전선, 그리고 IS 등으로 혼재돼 매우 복잡하다. 곁 달린 국제 정세는 한 술 더 뜬다. 러시아와 이란은 알아사드 정권 편이다. 러시아는 중동의 군사기지(시리아 2곳) 확보, 이란은 종파(같은 시아파)가 이유다. 하지만 미국은 알아사드 독재정권 퇴진,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는 종파(같은 수니파) 때문에 반군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IS가 불쑥, 반군의 대표주자가 된 것이다.

미국 입장으로는 내심 IS를 거들어야 하는 상황인데, IS가 너무 반인륜적인 테러를 무자비하게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 반면 러시아는 IS를 박살내겠다며 슬쩍 알아사드 현 정권의 반군들도 같이 손보고 있는 형국이다. 반군을 미는 터키가, 반군을 때려잡는 러시아의 전폭기를 격추한 이유다.

이렇듯 미국과 러시아의 이해관계는 완전히 다르다. 비록 'IS 궤멸'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졌지만, 실제로 IS를 궤멸하고 싶은 강대국은 러시아밖에 없다. 미국이 IS를 결딴내면, 알아사드 정권과 러시아는 손 안대고 코 푸는 격이 된다. 내버려두자니 샌버나디노 참극처럼 미국 내 IS추종 외로운 늑대들이 창궐할 개연성이 높다.

선명하면 인기를 끈다. 머뭇대는 반군 사이에서 IS는 극단적 테러로, 러시아는 엄청난 IS공습으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는 무슬림 이민을 아예 받지 말자고 한다. 센 말만 내세우고 흐지부지하는 오바마 정권만 안팎의 고민에 휩싸인 상황이다. 신중하면 문약해 보일 수 있다. 그래도 초강대국 미국은 신중해야 한다. 인기 때문에 칼을 빼드는 순간, 전 세계가 발을 빼지 못하는 수렁으로 치달을 수 있다.

파리 테러 직후 광장에서 한 남자가 피아노를 연주했다. '이매진(Imagine)'. 'Imagine there's no countries (…) Nothing to kill or die for, No religion too.'

존 레논은 35년 전 오늘(8일) 뉴욕에서 광팬의 테러(암살)로 숨졌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낭만적 공상가(dreamer)의 울림이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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