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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인 대형마켓들의 '파이 전쟁'

이성연/경제부 차장

마켓을 가면 시장의 흐름이 보인다. 가격 변동, 신상품 출시,마케팅, 벤더 거래, 직원 임금 등 시장 경제의 거의 모든 요소를 압축시켜 놓은 곳이 바로 마켓이기 때문이다.

경제 관련 취재처 중 하나로 마켓을 담당한 지 반년이 지났다. 그 사이 마켓 문지방(?)이 닳고 닳도록 드나들었다. 얼마 전에는 LA한인타운의 모든 마켓을 하루에 다 돈 적이 있다. 특별 기획으로 한인 마켓의 역사를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미주에는 남가주에만 40여 개의 크고 작은 한인마켓이 영업 중이다. 대형마켓만 세어보면 총 33개 점포다.

한인마켓은 커뮤니티 규모에 비해 과잉 경쟁 모드에 접어들었다. 무리한 확장으로 하루아침에 망하는 마켓이 속속 등장했다. 그럼에도 내년에는 또 다른 마켓들이 오픈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경쟁은 지금보다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파이 전쟁'이 불 붙고 있는 것이다.

타지역보다 생활비가 높은 남가주는 고객들의 식료품 구매 패턴이 까다롭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문을 닫는 마켓들도 속출하고 있다. 생존경쟁에서 밀리는 것이다.



주류 마켓도 같은 상황이다.

대형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코스트코, 타겟 등도 남가주 지역에서 식품 분야를 강화하는 등 2000여 개가 넘는 마켓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인마켓과 마찬가지로 문을 닫는 주류 마켓들도 속출했다.

워싱턴주와 오리건주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올 초 남가주 지역까지 진출했던 하겐도 남가주지역에서 철수했다. 또, 프레시&이지 마켓도 남가주 지역 30개 매장의 문을 닫았다. 이밖에 럭키, 알파 베타, 메이페어도 모두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다.

눈높이가 높은 고객을 위해 마켓들은 생존 경쟁을 펼치며 치열한 마케팅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카카오톡을 통해 요일별 세일품목, 단독세일, 사은품 증정 등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무래도 마켓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 타업체와 비교해 경쟁력을 갖추려면 가격을 낮추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또 같은 상권에 여러 마켓이 몰리면서 세일 경쟁도 심해졌다. 마진도 얼마 남기지 못하고 판매하는 게 현실이다. 고객 유치를 위해 마진을 최소화해 영업을 한다.

이는 극도의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매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위기의식이 반영됐다. 소비자 요구가 더욱 까다로워지면서 구매 패턴이나 방식이 더욱 다양화되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경기침체로 소매유통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주요 한인마켓 CEO들은 고객중심경영, 우수한 품질 제공 등을 경영 키워드로 내걸고 마켓분야 1위 사수에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세상은 고객중심, '을' 중심으로 변하고 새로운 상품, 새로운 유통방법, 새로운 마케팅 수단이 등장하는 추세다.

이에 맞서 한인마켓들도 "불경기 탓에 손님이 없다"라는 푸념보다는 편의, 청결 등을 중요시하는 고객 위주의 사고를 통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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