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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과학자의 세상보기] 크리스마스의 상념

멋은 덜하지만 작년부터 플라스틱으로 된 크리스마스 트리를 쓰길 잘했다 싶다. 추수감사절 연휴 동안 상자에서 꺼내 곧 네 살이 되는 늦둥이 꼬마와 함께 장식을 했다. 작년까지는 사실 훼방만 놓더니 올해는 제법 말귀도 알아듣고 꽤 도움이 되었다. 마음에 드는지 아침에 일어나면 자기가 트리 전구 불을 켜겠다고 성화이다. 이제는 정말 아기가 아니고 아이구나 싶어 뿌듯하면서도 왠지 조금 아쉽기도 하다. 재작년에는 산타할아버지가 낯설었던지 엉엉 울었었다. 작년에는 산타무릎에 앉긴 앉았는데 내내 불편한 표정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마냥 신나 한다.

크리스마스의 어원은 '그리스도 (Christ) 탄생기념 미사 (Mass)'이다. X-mas는 그리스도의 그리스어-크리스토스(ΧΡΙΣΤΟΣ)가 X로 시작하는 데서 유래했다. 이날이 꼭 예수탄생일이라는 것은 아니고 그러니까 아기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이다. 그리스정교회에서는 1월 7일에 성탄절을 지낸다. 12월 25일에 성탄절을 지내는 나라에선 정확히 1주일후 새해를 맞게된다. 크리스마스와 1월1일은 언제나 같은 요일이다.

산타클로스는 1773년에 처음으로 문헌에 등장한다. 미국 내 네덜란드계 이민자들 사이에 상투스 니콜라우스 (Sanctus Nicholaus) 또는 신터 클라우스 (Sinter Klaas) 등의 전승이 있었고 12월 5일의 세인트 니콜라스 데이에 착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던 풍습이 크리스마스와 합쳐진 것이다. 세인트 니콜라스 또는 성 니콜라오는 기원 3세기경의 실존 인물로 아이들과 불우한 이웃에게 몰래 선물을 주었다는 카톨릭 추기경이다.

1931년부터 뉴욕을 중심으로 펼져친 코카콜라의 마케팅 모델이 되면서 산타클로스는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겨울철에 저조한 콜라판매량을 만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는데 코카콜라의 빨간 로고에서 붉은 옷을, 그리고 콜라의 거품에서 무성한 수염을 착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뚱뚱하고 흰수염이 난 산타클로스의 원래 모습은 1863년 미국의 만화가 토마스 나스트가 이미 창안했고 이어서 크리스마스카드 인쇄업자인 루이스 프랭이 붉은 옷을 입은 산타의 모습을 대량으로 찍어내면서 정형화된 것이다.



어떤 시간 많은 사람이 계산한 바에 의하면 산타할아버지는 1억 6천만 kg의 선물 꾸러미를 운반할 수 있는 고출력 썰매와 106만 마리의 순록을 몰며 0.007초 만에 굴뚝에 들어가 선물을 나누어주고 나와야한단다. 크리스마스 이브 하룻밤 동안 이 일을 해내야 하니 지구자전방향의 반대방향으로 비행하며 썰매에 탑재된 슈퍼컴퓨터가 계산해주는 최단경로로 31시간 동안 논스톱으로 일해야 한다. 한편 어린이들은 산타할아버지가 착한 어린이와 그렇지 않은 어린이를 어떻게 아는지가 제일 궁금할 것이다.

크리스마스 트리는 1419년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시에서 설치했다는 것이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1600년대에는 이미 독일전역에서 하고 있었다니 독일에서 기원한 것은 분명한 듯하다. 반짝거리는 장식은 밤하늘에 나뭇가지 사이로 반짝거리는 별을 상징한다. 둥근 장식품은 사과인데 아담과 이브의 선악과를 의미한다나?

한 해 동안 별로 착하지 않았다며 거실 한가운데 잘 보이는 곳에 산타할아버지께 드릴 우유와 쿠키를 챙겨놓고 잠자리에 들던 큰 아이도 몇 년 후에는 빙긋 웃으면서 ‘진작부터 산타가 없는줄 알았어요!’ 하지만 아빠에게 큰 위안이 되어준 늦둥이 덕분에 우리집에도 산타할아버지가 꼭 와주실 것이다.

원래 썼던 글은 읽어보니 무슨 항의성명서 같았다. ‘신(神)이 정말 계시다면-어떻게 이럴 수가?’ 뭐 이런 기분으로 썼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상념은 내 가슴속에 묻고 성탄절과 연말연시를 기분 좋게 보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급히 다시 썼다. 새해에는 모든이에게 좋은 일만 있었으면!

▶글 내용에 관한 문의나, 다루어졌으면 하는 소재제안은 youngchool@gmail.com으로

최영출 (생명공학 박사, Bio-Rad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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