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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은행 합병, 긍정적 효과 많다

[LA중앙일보] 발행 2015/12/24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5/12/23 18:42

염승은/S&P팀 차장

BBCN은행과 윌셔은행의 합병 발표와 관련해 '대형 은행 탄생'에 대한 커뮤니티 안팎의 우려가 적지 않은 것 같다. 최근 여러 언론 보도를 포함해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면 감원에서부터 합병 완료를 전후한 두 은행의 내부적인 혼란 등 다양한 우려가 거론되고 있다.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BBCN 출범 당시도 비슷한 우려와 혼란이 있었지만 걱정한 만큼 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대형 한인은행 탄생의 긍정적인 측면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다. 현대 사회에서 성장은 기업의 숙명이다. 성장이 정체된 기업은 미래가 없다. 특히 대내외적 환경이 불리하기만 한 은행업이라면 어떻게든 일정 수준 이상의 생존력을 갖출 수 있는 성장세를 유지해야 한다.

한인 은행권은 경쟁이 치열한 대출 환경 속에서 자체적인 성장세에 한계가 있다. 게다가 여러 은행이 결코 적지 않은 양의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 이 돈을 어떻게든 잘 굴려 수익으로 전환해야 한다.

합병을 통해 또한번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점에는 은행권 전체에 별다른 이견이 없다. 그런 만큼 이제는 100억달러대 은행이 미칠 긍정적인 영향과 이를 어떻게 커뮤니티 전체의 득으로 치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우선 은행 업계 전체의 경쟁력 강화를 생각할 수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 함께 동반 성장하는 것도 좋지만 누군가 앞장 서서 수업료를 치르더라도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한인 은행원 중에 현재 BBCN이나 한미, 윌셔 등 규모의 은행에서 근무해 본 경험이 있는 임직원은 손에 꼽을 정도다. 대부분이 처음 가보는 길을 가고 있는 셈이다. 중형 한인은행들의 지난 2~3년 성장세가 유독 가파른 이유는 이들 은행의 경영진이 현재 규모의 은행을 키워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중대형 우량기업을 고객으로 맞을 역량을 갖춘 은행이 필요하기도 하다. 한인 은행들과 함께 성장했던 많은 한인 기업이 이제는 주류 은행과 거래하고 있다. 대출 이자율에서부터 금융 상품과 서비스 등 한인 은행들의 성장세가 고객의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했던 탓이다. 합병 은행이 커진 규모에 걸맞은 시스템과 상품, 서비스로 재정비한다면 이전보다 향상된 경쟁력으로 이들 기업을 다시 한인 은행권으로 불러들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은 고급 인력 채용이다. 주류사회에서 활약하는 유능한 인재들이 한인 은행권에 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연봉과 취약한 지원 시스템 때문이다. 현재 한인 은행권은 대형 은행에서 근무하는 한인 등의 인재들이 원하는 수준의 연봉을 부담하기 쉽지 않고, 영업 일선에서 뛰는 직원들을 위한 지원 체계도 미약하다.

은행이 커지면 높은 인건비를 주더라도 그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직원을 영입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이들이 가진 노하우와 업무수행 방식은 다른 직원들에게 전수돼 은행 전체의 역량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3개 상장 한인 은행들에 비한인 직원이 늘어난 것은 이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결정일 것이다.

은행이라는 업종은 공기(公器)의 성격이 강해 자신이 나고 자란 커뮤니티 전반에 대한 사회적 책무가 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은행은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다. 은행합병의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멀리 큰 그림을 보는 마음으로 대형 한인 기업의 탄생과 성공을 기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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