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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워커 '전국 베스트 6' 뽑힌 최병태씨 30년 은행원 접고 제 2인생

[LA중앙일보] 발행 2006/02/17 미주판 1면 기사입력 2006/02/16 21:41

영어공부 다시 공부 사회복지학과 졸업 '베푸는 삶 신나요'

소셜워커 최병태(오른쪽서 두번째)씨가 ‘윌셔크리스천 매너’ 시니어 아파트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사회보장제도교육을 설명하고 있다.<김상진 기자>

소셜워커 최병태(오른쪽서 두번째)씨가 ‘윌셔크리스천 매너’ 시니어 아파트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사회보장제도교육을 설명하고 있다.<김상진 기자>

최병태씨를 최우수 소셜워커로 소개하는 잡지의 한 페이지.

최병태씨를 최우수 소셜워커로 소개하는 잡지의 한 페이지.

"앞만 보며 달려온 인생 이제는 베풀며 살고 싶습니다."

LA에 거주하는 한인 노인들을 위해 카운슬링 사회보장제도 교육 노인 프로그램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소셜워커 최병태(60)씨. 50대 말에 한국서 30년 은행원 생활을 마감하고 공부를 마친 뒤 사회복지사가 되어 2년만에 전국 최우수 사회복지사 6명에 선정됐다. 거침없는 '인생 2모작'이다.

IMF 파동이 한창이던 1998년 서울. 그는 외환은행 전남 광주에서 지점장을 끝으로 30년 은행원 생활을 접었다.

"30년간 회사와 가족을 위해 뛰고 또 뛰었습니다. 앞만 보고 산거죠. 회사를 그만두고 나니 환갑이 코앞이더군요. 뭔가 허전했습니다. 그때 '남은 인생 남을 위해 봉사하며 살자'고 결심했죠."

평소 노인복지에 관심이 있었던 최씨는 50년 이상 살았던 한국을 떠나 새로운 세상에서 노인들을 위한 사회복지사의 길을 가기로 한다. 그리고 한인 노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LA를 목적지로 선택했다.

"처음엔 겁이 나더군요. 늙은 나이에 해외에 나간다는 것도 겁이 났고요. 그러나 어차피 인생은 모험이라 생각했습니다. 일단 영어공부부터 시작했습니다."

사회복지사가 되기 전 체계적인 교육의 필요성을 느낀 최씨는 대학원 입학에 필수인 토플과 대학원입학시험인 GRE도 끝냈다. 2001년 가을 드디어 UCLA 대학원에 입학했다.

"다 늙은 나이에 공부를 하는 것이 여간 힘든게 아니더군요. 그래서 첫학기엔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많았죠. 꿈을 접지 않고 독한 마음으로 이겨낼 수 있었죠." 2003년 사회복지학 대학원을 최고령으로 졸업한 최씨는 바로 한인타운 내 노인 아파트인 '라토레스'와 '윌셔크리스천 매너'에서 일하며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는 현재 정부보조금 메디케어 인홈서포트서비스 등 미국 사회보장제도 신청 대행업무와 노인들의 소외감과 우울증 치료를 위한 정신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 생일파티 어버이날 파티 라인댄스 강좌 등 노인 커뮤니티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 기획도 잊지않고 있다.

"많은 한인 노인분들이 미국 사회보장제도를 몰라 마땅히 받아야 할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그들에게 편안한 말동무가 되려고 합니다. 그래서 항상 업무시간 외에 전화도 자주 드리고 직접 방문도 하지요. 우리도 함께 늙어가잖아요."

일을 시작한지 2년 남짓 최병태씨(사진)의 높은 기여도를 미국정부도 인정했다. 미국 소셜워커 협회(NASW)가 '미국을 대표하는 모범 소셜워커' 여섯명에 최씨를 뽑은 것이다. 그의 사진과 활약상이 담긴 광고는 다음달부터 '더 오프라 매거진' 등 수개의 내셔널 잡지에 실려 미 전역에 뿌려진다.

"이번 사례를 통해 더많은 사람들이 소셜워커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알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최씨는 타운내 노인 복지에 관한 현실을 얘기하며 당부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한인타운 내에만 약20개의 시니어 아파트가 있습니다. LA 근교까지 포함하면 약40개의 시니어 아파트가 있고요. 그 아파트 가운데 50% 이상이 한인 노인들입니다. 하지만 그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소셜워커는 부족한 상태입니다. 저같은 한인 소셜워커가 더욱더 필요합니다."

최씨의 당당한 '제2 인생 스토리'. 주저앉고 싶어하는 환갑둥이들을 화들짝 일깨우는 알람시계가 아닐 수 없었다.

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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