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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스푼 칼럼]시카리오스(Sicarios)

시카리오는 ‘시카’라는 단검으로 이스라엘의 침략자 로마인을 암살하던 유대인 열심당원을 뜻한다. ‘셀롯’이라 불린 열심당원들은오직 하나님만이 유일한 통치자요 주라는 종교적인 신념을 갖고 로마 제국에 굴복하지 않았다. 도리어 무력을 동원하여 독립운동을 주도한 급진적 당파다. 가슴에 시카를 품고 친로마 성향의 유대인 변절자과 로마인을 암살하였고 세금 납부 거부와 민중 봉기를 획책했다.
멕시코에서 ‘시카리오’(Sicario)는 총포로 무장한 잔혹한 마약 카르텔 암살자를 말한다. 드니 빌뇌브 감독이 만든 영화 ‘시카리오’는 애리조나 주 피닉스, 텍사스 주 엘 파소와 멕시코 국경도시 소노라 주의 후아레스 시, 노갈레스 등에서 암약하고 있는 사상 최악의 마약 조직 시날로아, 로스 세타스, 걸프 카르텔를 소탕하기 위해 사실적 사건을 기초하여 제작된 영화다.

영화는 비바체(Vivace, 아주 빠르게)로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피닉스 시의 채들러 구역의 한적한 주택, 소노라 카르텔의 미국내 마약 밀매조직의 집을 급습한다. 벽 뒤편에 엽기적으로 살해당한 삼십여구의 시신들이 하나둘 발견되는데, 심하게 부패하여 악취를 풍긴다.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미 국토안보부는 CIA 책임자의 지휘아래, FBI 요원, 아프카니스탄에 참전했던 특수부대 요원들, 콜롬비아 메데인의 능수능란한 시카리오(암살자)로 팀을 꾸려 대대적인 섬멸 작전에 돌입한다. 그들의 전략은 불법 마약 루트로 은밀히사용되고 있는 터널 발굴 및 차단, 수천만 달러의 마약 밀매대금 압수, 라이벌 조직원 납치, 살인, 시체 유기 수사, 그리고 사악한 마약 두목검거 및 조직 해체를 위한 입체적인 작전을 펼치는 것이다.

미 국토안보부가 잔혹한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에 이기기 위해 비밀리에 시행한 전술이 ‘오랑캐로 오랑캐를 제압한다’는 ‘이이제이’(以夷制夷)다. 콜롬비아 메데인의 마약왕 파울로 에스꼬바르는 멕시코의 사법부 연방 경찰 요원이었던 가야르도와 손을 잡고 멕시코-미국 국경을 통하는 모든 마약 밀매사업에 협업하기 시작했다. 이후 에스꼬바르가 라이벌 칼리 카르텔과의 전쟁에서 목숨을 잃고 조직이 붕괴당하자 멕시코 나르꼬들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면서 마약 생산, 유통, 판매 강자로 군림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아내와 딸을 잃어버린 메데인의 암살자 알레한드로가 두목을 살해하고 소노라 카르텔을 와해시키며 영화는 끝난다.
매년 미국으로 유입되는 마약은 350t이 넘는다. 현지에서 1kg에 1천달러에 매매되는 마약이 밀반입되면 10만달러를 홋가한다. 매년 마약대금으로 500억달러가 거래되면서 밀매 경로를 차지하려는 카르텔간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점점 가중되고 있다. 탈옥했던 마약왕 ‘엘 짜포’ 구스만이 다시 수감됐다. 그는 로빈훗이 아니다. 개인과 가정과 국가의 미래를 암흑 천지로 만든 천인공노할 범법자요 냉혹한 암살자에 불과하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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