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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다시 다이어리를 쓰기로 했다

오수연/경제부 차장

펜을 하나 구입했다. 0.38m로 얇게 아주 잘 써지는 놈이다. 우습지만 구입 목적은 다이어리다. 새 다이어리에는 새 펜으로 깔끔하게 정리해 보겠다는 다짐 같은 거다.

2016년 새 다이어리를 펴들었다. 후루룩 펼쳐 봤다. 모두 빈칸. 앞으로 하루하루 채워 나가야하는 공간들이다.

올해 다이어리를 사용하기 전에 지난해 다이어리를 흘끗 봤다. 펼쳐 보기가 멋쩍다. 그렇게 지난해 1월 한 켠에 적어 놓은 한해의 목표와 대면했다.

다이어리에 적힌 계획을 기준으로 지난해를 평가한다면 'D' 학점 정도. 연간 계획 중 한 두 개의 계획은 흉내라도 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준 후한 점수다. F 학점은 면한 셈이다.



지난해 다이어리에는 유독 빈칸이 많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일정을 정리하다 보니 다이어리를 홀대해서 이기도 하지만 바쁜 일상을 핑계로 하루를, 일주일을, 한 달을 그리고 한해의 목표와 계획을 잊고 살았다는 얘기다. 계획보다는 그때그때 맞춰서 살았고 돌아보지 않았다.

다이어리 정리에 있어서는 존경해 마지않는 친구가 한 명 있다. 그 친구가 쓰는 다이어리는 5년간 사용할 수 있는 다이어리다. 한 페이지에 같은 날짜가 연도별로 기록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올해는 그 다이어리를 쓰는 5년 째 되는 해라고 했다. 그 친구는 그날 한 일을 적어 넣는데 아주 소소한 일들이 대부분이다. 무슨 반찬을 했는지, 친구를 어디서 만났는지, 쇼핑한 물품은 무엇인지 그 속에 적혀 있다. 친구는 "하루의 일과를 적으며 1년 전 2년 전 무엇을 했는지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쏠쏠하다"고 전했다. 그렇게 반복되는 일상에서 하루하루에 작은 의미가 부여된다.

한국 중앙일보는 최근 신년에 맞춰 다이어리를 주제로 한 커버스토리를 소개했다. 제목은 '고수'의 다이어리 쓰는 법. (news.joins.com/article/19364287) 다이어리가 주는 장점을 잘 살려 활용하고 있는 이들의 얘기다.

"다이어리를 사는 것은 새해를 사는 것, 그리고 인생을 사는 것" 일본 경제전문가 니시무라 아티라.

"다이어리를 쓰는 가장 큰 장점은 버려졌던 생각을 쓸모있는 뭔가로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메모를 정보를 기억하는 수단으로만 쓰는 게 아니라 내 생각을 모으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LG전자 책임연구원 신경철.

"생각의 씨앗을 파종하느냐 말려버리느냐의 차이다. 글로 쓰려면 생각해야 하고, 그 생각을 써서 틈틈이 보면서 되새기면 자신도 모르게 그 생각을 이루기 위해 행동하게 된다." KB국민은행 대치PB 센터 신동일 부 센터장.

물론 디지털 시대에 웬 아날로그 감성이냐고 묻는 이들도 있겠지만 꼭 펜으로 쓰는 다이어리만을 얘기하는 건 아니다. 하루를 계획하고 돌아보며 살자는 얘기다. 그래서 심플하게 올해 목표를 세우기로 했다. 이 빈칸들을 촘촘히 채우는 것. 그렇게 공간을 채워나가다 보면 하루의 한 해의 의미가 어떻게든 담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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