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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옥·최은희 '납치·탈북' 숨막히는 다큐영화

'연인과 독재자' 선댄스 영화제서 최초 공개 화제
"건네오게 하라" 김정일 납치 직접지시 육성공개

관람객 몰려 일찌감치 표 동나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이야기"
최은희 '김 육성' 몰래 녹음해
수사관·CIA·국무부 증언도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납북됐다 극적으로 탈출한 신상옥 감독과 배우 최은희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연인과 독재자(The Lovers and rhe Despot)가 유타주 파크 시티에서 열리고 있는 2016 선댄스 필름 페스티벌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두 명의 영국 출신 감독 로버트 캐넌과 로스 애덤이 제작, 월드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 초청된 '연인과 독재자'는 단번에 이번 영화제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지난 22일과 23일 열린 프리미어와 일반 상영회가 만석을 기록한 것은 물론, 언론 및 영화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상영회는 관람객이 몰려 상당수가 입장을 하지 못한 채 극장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남은 세 번의 일반 상영회 역시 일찌감치 표가 동난 상태다.

영화는 방대한 양의 인터뷰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육성이 생생하게 녹음된 테이프 등 꼼꼼한 취재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최은희씨가 직접 홍콩에서 납치됐던 상황부터 북한에서 받았던 대접,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수차례의 만남, 신상옥 감독과의 조우, 긴박했던 탈출 과정 등을 털어놓는다. 두 사람의 아들과 딸도 직접 카메라 앞에 앉아 남한에 남겨졌던 심경을 고백한다. 당시 사건을 조사했던 홍콩 수사관과 미 국무부 관계자, 전직 CIA요원, 탈북시인과 각국 영화 평론가들까지 다양한 이들의 증언도 더해졌다.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시인하는 납치 사건의 전말이다. 두 감독이 극비리에 손에 넣은 테이프 속에는 영화광으로 알려졌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내가 두 사람을 우리쪽으로 건너오게 하라고 지시했다" "우리도 장례식처럼 늘상 우는 영화말고, 국제적 영화제에 나갈만한 영화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 라고 말하는 육성이 담겨있다. 최은희씨는 이에 대해 "나중에 남한으로 돌아가게 되면 아무도 우리 얘기를 믿지 않을 테니 증거가 필요하다는 신감독의 말을 듣고 몰래 가방 속에 녹음기를 가지고 들어가 담은 내용"이라고 설명한다. 신상옥 감독이 탈출을 시도했다 수년간 감옥살이를 하며 고문과 사상교육을 받아야 했다고 털어놓는 내용과, 이에 대해 '아랫사람들이 착오가 있어 생긴일' 이라고 사과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음성도 그대로 들을 수 있다.

로버트 캐넌, 로스 애덤 감독은 "오래 전 처음 이 믿기지 않는 사건에 대해 들었을 때부터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취재를 하며 여전히 너무나 많은 진실이 감추어져있단 사실에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두 사람은 "최은희씨와 가족을 설득하는 데만도 2년이 걸렸다"며 "아직도 모든 게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만큼, 최대한 편견없이 정의롭게 진실을 말하겠다는 우리의 설득이 통했던 그들의 마음을 돌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둘은 취재과정 중 북한 측과 미 CIA에도 연락을 취했지만 양측 모두에서 사건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사건을 처음 접한 관객들의 반응은 '충격과 공포' 그 자체다. 스크린데일리는 "영화를 보고 테이프 속 음성을 듣기 전까지는 절대 믿을 수 없는 지어낸 이야기처럼 느껴질 정도"라며 "경악할만한 내용"이라고 평했다. 덧붙여 "핵실험으로 인해 북한이 또 다시 뉴스의 중심이 된 이 때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을 만한 작품"이라고도 내다봤다. 이밖에도 솔트 레이크트리뷴은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내용"이라고 평했고, 플레이리스트는 "마치 스파이 스릴러 같은 다큐멘터리"라고 했다.

'연인과 독재자' 제작진 측은 이번 선댄스 필름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주요 영화제를 거쳐, 극장배급이나 TV방영 등을 통해 일반 대중에게도 영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유타 파크시티=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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