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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샌더스와 트럼프는 현실이다

안유회/논설위원

처음엔 올해 대선이 힐러리 클린턴 대 젭 부시의 대결로 끝나는 듯했다. 두 집안의 대선 시즌2 정도로 보일 때 아웃사이더가 등장했다. 공화당에선 도널드 트럼프, 민주당에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었다. 트럼프가 멕시코 이민자 비하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샌더스가 사회주의자임을 당당하게 드러낼 때만 해도 두 아웃사이더는 그냥 지나가는 소나기 쯤에 지나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는 2016년 대선의 해프닝으로 치부됐다.

그러나 두 아웃사이더의 기세는 잦아들지 않았다. 당내 지도부의 지지는 여전히 바닥이었지만 여론은 시들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는 비난을 받을수록 더 강해졌다.

두 아웃사이더의 존재는 이제 현실이다. 다음달 1일 열리는 아이오와 주 당원대회(코커스)를 앞두고 CNN과 여론조사 전문기관 ORC가 아이오와 주 성인 2002명을 대상으로 지난 15~20일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샌더스는 51%로 43%인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을 앞질렀다. 2월 9일 첫 프라이머리가 열리는 뉴햄프셔 여론조사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져 샌더스가 클린턴을 약 20%포인트 앞섰다.

트럼프도 기세가 여전하다. 최근 폭스뉴스가 발표한 아이오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34%로 테드 크루즈(23%) 상원의원을 제쳤다. 트럼프는 지난 25일 빅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프리딕와이즈가 발표한 공화당 경선 승리 가능성에서 47%로 1위를 차지했다. 마르코 루비오는 30%, 크루즈와 젭 부시는 10%에 불과했다.



물론 다른 결과도 있다. 폭스뉴스의 이달 초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23%의 지지율로 크루즈 의원의 27%에 밀렸다. 샌더스는 프리딕와이즈의 민주당 대선후보 가능성 분석에서 17%에 그치며 힐러리 클린턴의 82%와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럼에도 두 아웃사이더는 대선 가상 대결의 반열에 올랐다. 허핑턴포스트는 최근 여론조사를 집계해 샌더스와 트럼프가 대선에서 맞붙을 경우 샌더스가 우세하다고 시사했다. 클린턴과 트럼프의 대결에서는 클린턴이 우세했다.

지난 19일 CNBC의 정치해설위원 래리 커틀로우는 차기 대통령을 예측했다. 커틀로우의 가상대결에서 샌더스는 클린턴을 누르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돼 전문가들을 경악시키며 트럼프와 대결을 벌여 50개 주 가운데 49개 주에서 패배한다.

이 정도면 두 사람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호불호와 지지 여부를 떠나 현실이다. 두 사람이 여기까지 온 것은 여론의 지지 때문이다. 두 사람도 중요지만 그 뒤에 있는 여론이 더 중요하다.

이제 두 사람은 더 이상 아웃사이더가 아니다. 주류다. 그 변화를 만든 것은 민심의 변화다. 이 정도의 지지를 받는다면 그 뒤의 민심 변화를 읽고 현실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샌더스에 대한 지지는 '부의 재분배'라는 경제정책 때문이라는 분석된다. "대형은행과 기업의 탐욕이 미국의 구조를 파괴했다"거나 "대통령이 되면 1년 이내에 대형 은행들의 분사를 추진하겠다"는 시각과 정책이 무시할 수 없는 지지를 받는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굳건한 지지는 중하류 백인층의 소외와 불만에서 온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편에선 트럼프 돌풍을 공화당의 두 지지기반인 월스트리트와 일반 노동자층 사이의 균열로 읽기도 한다.

크게 보면 샌더스와 트럼프의 급부상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경제지형 변화에 대한 정치적 표현이다. 전형에서 벗어난 두 대선 후보에 대한 식지 않는 지지의 핵심은 그 결말과 상관없이 놓칠 수 없는 민심의 변화다. 변화를 제대로 읽으려면 우선 이를 현실로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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