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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남의 일 아닌 중국계 유학생의 탈선

장연화/교육연구소 부장

최근 발표된 국토안보부 자료를 보니 미국을 찾는 한국인 유학생 규모가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특히 중국계 유학생이 크게 증가했다. 미국내 전체 중국계 유학생 수는 33만 여명. 8만7000명으로 집계된 한국 유학생 수보다 무려 4배 이상이다. 주류 언론들이 지난해부터 중국 조기 유학생에 대한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게 충분히 이해된다.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대부분의 유학생은 준학사 이상 과정에 등록돼 있지만 초·중·고교를 다니는 학생도 적지 않다. 이번 통계를 보면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조기 유학생수는 6079명, 중·고교 재학생은 5만9415명으로 미국내 전체 유학생의 5%다. 이번 통계에 조기 유학생에 대한 국가별 통계는 별도로 없지만 중국계를 비롯해 아시안 학생이 꽤 많을 것이라는 짐작은 어렵지 않다.

조기 유학생이 늘어나는 만큼 관련 사고와 탈선 소식도 많다. 아무래도 숫자가 많은 중국계 조기 유학생들의 탈선 및 범죄 사건이 눈에 띄게 늘었다. 최근 LA카운티 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중범죄 케이스도 중국계 유학생과 관련된 것이다. 주류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 케이스는 10대 학생들이 벌였다고 하기엔 충격적이다.

내용을 보면 롤랜드하이츠에 있는 학교에 다니는 중국계 여학생 3명이 동급생 중국계 여학생에게 무릎을 꿇고 바닥에 떨어진 담배꽁초와 아이스크림을 손으로 문지르라고 강제로 시켰다. 뿐만 아니라 근처 공원에 데려가 옷을 벗긴 뒤 발로 차고 머리카락을 강제로 자르는 등의 폭력을 행사했다. 일부 가해 학생은 이런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서 즐기기까지 했다고 한다.



검찰에 따르면 범죄의 시작은 피해 여학생이 함께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도 밥값을 내지 않았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올린 남학생 사진과 글 등을 보며 생겨난 질투심 때문이라고 한다.

가해 여학생들은 미성년자였지만 납치 및 폭력, 고문 등을 죄의식 없이 저지른 데 심각성을 보고 검찰은 성인 범죄를 적용했다. 이들은 혐의가 인정되면 최소 수십 년을 감옥에서 보내야 한다.

이번 케이스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주려는 부모의 손에 끌려 미국에 왔지만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폭력과 범죄로 빠진 대표적인 케이스다. 사실 이런 케이스는 한인 커뮤니티에서도 종종 발생했다. 조기 유학생이 마약에 빠지거나 갱단에 가입해 범죄 행위에 연루되거나 친구들에게 폭력을 행사해 체포되기도 했다.

이런 문제들은 부모라는 제대로 된 감독이 없는 탓에 발생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돌봐줄 보호자가 없다 보니 이들의 행동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10대에게 가장 중요한 관계가 친구이다 보니 그저 마음을 공유하는 친구 집단으로 인식하는 갱단에 자연스럽게 가입하고, 가족이 없이 혼자 지내면서 생겨난 외로움은 이들을 술과 마약으로 끌어간다.

중국계 조기 유학생 사건의 피해자를 담당하고 있는 레이포드 파운틴 변호사는 "학생들이 외로움을 심하게 느꼈다"며 "그래서 서로 의지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들만의 서클을 만들게 됐고 결국 이런 범죄 집단으로 변질됐다"고 설명했다.

자녀들에게 좋은 미래를 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다. 그러나 좋은 미래가 좋은 대학에 진학했다고 저절로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자녀에게 좋은 인성을 갖도록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대학에 진학했으니 괜찮겠지" 마음을 놓지 말고 가끔은 자녀가 대학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친구들과 지내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 전화해서 대화를 나누자. 또 주위에 조기 유학생이 있다면 따뜻한 눈길과 말을 건네 용기를 주자. 이들이 탈선하지 않도록 지켜보는 이웃의 역할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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