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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재개발 붐에 쫓겨나는 저소득층

진성철/경제부 차장

LA한인타운과 다운타운을 포함한 LA시 전역에 재개발 붐이 일고 있다. 다운타운에는 100개에 달하는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되거나 예정돼 있다. 한인타운에도 30여 개가 넘는 건설 계획이 발표되거나 신규 공사가 한창이다. LA시 곳곳에서 지역개발이 아닌 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들 건설 프로젝트의 특징은 상당수가 럭셔리 대형 아파트나 콘도 건립이라는 점이다.

지역사회의 균형발전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상가는 물론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신축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서는 한번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란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에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유입되면서 그 지역의 저소득층 원주민들이 도심 주변으로 몰리는 현상을 말한다.

원래 발전이 뒤처진 지역에 외부인들이 들어와 지역을 활성화시킨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고소득층이 일정 지역으로 유입돼 지역 주거비와 상가 임대료를 상승시켜 본래 거주하던 원주민이 쫓겨나는 부정적인 의미가 더 크다. 이로 인해 샌프란시스코와 필라델피아 지역을 포함한 지역개발이 한창인 지역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IT기업들이 새로운 둥지를 튼 샌타모니카시에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즉 고소득자들의 주거 수요 상승에 따라 개발업체들은 낡은 아파트들을 다량 매입해 대규모 럭셔리 아파트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또 작고 낡은 집 2~3채를 사들여 대저택을 새롭게 짓고 있다. 고급 레스토랑이나 고소득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점들이 새로 생겨 지역 상가 임대료도 급등했다.

이 같이 샌타모니카시의 주거비용과 상가 임대료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원래 살던 거주자와 비즈니스를 운영하던 업주들이 해당 지역에서 밀려나고 있다. LA주택 및 커뮤니티 개발국(HCID)의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엘리스법에 의해 퇴거 조치된 샌타모니카시 아파트 유닛수는 85개로 2013년(29개)에 비해 약 3배 늘었다.

LA시도 사정은 마찬가지. 2014년 LA에서 퇴거 조치된 아파트 유닛수는 725개로 2013년(308개 유닛)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2009년의 90개에 비교하면 8배 이상이 급증한 것이다. 엘리스법은 아파트 소유주가 건물을 콘도로 바꾸거나 매각할 때 세입자에게 미리 퇴거 통보를 하고 이사비용을 지원하면 일방적인 퇴거조치를 할 수 있게 한 법이다.

문제는 젠트리피케이션이 LA한인타운에도 불어닥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 전문가들은 도시 발달로 인한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으로 설명해 왔다. 딱히 취할 조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민주당 대선주자 중 한 명인 버니 샌더스 연방상원의원은 버몬트주 벌링턴 시장 시절 개발업체가 세입자를 퇴거시키는 걸 어렵게 하는 시조례안을 만드는 등 1980년대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었다.

LA시 정부도 신규 아파트 건설 허가를 내줄 때 저소득층용 유닛 비중을 늘리거나 적정주택(affordable housing) 건설 비용을 부과하는 방안을 통해 저소득 토박이들의 거주권을 지켜줄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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