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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한인사회의 숨은 기부자들

[LA중앙일보] 발행 2016/02/01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6/01/31 15:07

요즘 주목받는 낱말 중 하나가 '자선자본주의(philanthrocapitalism)'다. 자선자본주의란 '자선(philanthropy)'과 '자본주의(capitalism)'의 합성어.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단어의 조합으로 탄생한 이 말은 유명 기업인들의 가치 있는 기부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 낱말이 새롭게 조명되는 것은 버니 샌더스의 대선 돌풍과도 무관하지 않다. 자칭 민주적 사회주의자인 샌더스는 대선 출마를 발표하며 "부유층 상위 1%가 미국을 망치고 있다"는 강경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99%를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젊은층과 서민 유권자들이 그에게 열광하는 이유다.

샌더스에 화답이라도 하고 나선 것이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다. 그는 지난 12월 초 딸의 출산 소식을 알리며 본인 재산의 99%를 죽기 전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그의 재산 규모는 475억 달러, 세계 6위의 부자니 엄청난 금액이다. 당연히 앞으로 페이스북의 주가가 더 오르게 되면 재산 규모도 커지고 기부금도 더 늘어난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요즘 자선사업가로 더 유명하다. 본인과 부인의 이름을 따 만든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에 이미 280억 달러를 기부했다고 한다.

이밖에 피에르 오미디아 이베이 회장, 폴 앨런 MS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 등도 억대의 기부자들이다. 이런 기부 활동을 두고 일부에서는 홍보용이니 절세용이니 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지만 '부자병(affluenza)' 환자들 보다는 백배 낫다.

이정도 급은 아니지만 한인사회에도 '자선자본주의자'들이 있음을 얼마 전 알았다. 지인으로부터 익명의 기부자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한인 사업가가 지난해 비영리단체인 한인가정상담소에 5만 달러를 쾌척했다는 것이다. 다들 불경기 탓을 하는 상황에서 커뮤니티를 위해 선뜻 거금을 내놓은 주인공이 궁금해 카니 정 조 소장에게 확인 전화를 걸었다. 돌아 온 답은 예상대로였다. 기부자가 절대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다만 그가 한인 1세 사업가라는 것만 알려줄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었다. 추가 취재를 통해 기부자가 40대 중반의 의류 사업가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실명 공개는 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그의 순수한 뜻에 어긋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상담소는 이 기금을 한인 가정폭력 피해 여성 상담 등 다양한 카운슬링 서비스에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 돈이면 수백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런데 카니 정 조 소장과의 통화에서 또 다른 기부자의 존재 사실도 알았다. 그 역시 1세 사업가로 익명으로 3만 달러를 보내왔다는 것이다. 이 기금으로는 한인 여성들의 직업 교육 및 알선 업무를 위해 사용하고 있단다. 카니 정 조 소장은 "정부기관 등에서도 기금을 받지만 제약 조건이 많다"면서 "하지만 한인들이 보내 준 기부금은 아무런 제약없이 한인들을 위한 일에 사용할 수 있어 훨씬 유용하다"고 말했다.

이런 '자선자본주의자'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한인사회의 건강지수도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특히 한인들을 상대로 부를 축적하는 사업가들이라면 한인사회를 위한 기부활동에도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참고로 한인가정상담소에 5만 달러를 기부한 의류 사업가는 미국과 해외시장이 주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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