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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칼럼] 위안부 합의에 반발하는 젊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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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6/02/02 미주판 14면 기사입력 2016/02/01 17:34

오누키 도모코 / 마이니치신문 서울 특파원

"정부가 최상의 합의가 되도록 노력한 것은 인정해 주셔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 간 합의의 성과를 이렇게 강조했다. 기자회견 두 시간 뒤 필자는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으로 갔다. 눈발이 흩날리는 가운데 '소녀상 지키기 운동'을 하는 대학생들과 여성단체들 그리고 이를 비판하는 보수단체가 각각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소녀상 옆에 앉아 있던 한 남학생에게 "합의의 어떤 부분이 문제냐"고 물었더니 그 학생은 "어느 언론이냐"고 거꾸로 질문을 해왔다.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이라고 답하자 그는 "마이니치신문…"이라고 되뇌었다.

일본 언론에 대한 경계심 때문인지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 "첫째 문제는 위안부 할머니들과 사전 협의가 충분히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한.일 간 협의과정을 관심있게 지켜봤는데 이번 합의를 보고 화가 치밀어 "소녀상 지키기 운동에 참여해야겠다"고 결심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찬바람 속에서 숙박까지 하면서 반대 운동에 동참하는 동기가 될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어 일본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이 없는지 등을 좀 더 자세히 묻고 싶었지만 그는 더 이상 질문을 받지 않겠다는 자세였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8일 발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19~29세 응답자 중 합의가 '잘됐다'는 응답은 9%였고 '잘못됐다'가 76%였다. 반면 60세 이상에선 '잘됐다'가 54%에 달했고'잘못됐다'는 24%에 그쳤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고령층을 중심으로 예상보다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마음을 놓고 있다. 그러나 나는 젊은층의 강력한 반발에 놀랐다.

필자는 박근혜 정부와 아베 신조 정부가 출범한 직후 서울에 부임했다. 거의 3년이 지났다. 그동안 한.일 관계는 매우 어려웠지만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 일은 없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일본=일제'로만 보지는 않는다고 느꼈다. 20 30대 한국인들은 필자보다 훨씬 더 자주 일본 드라마나 만화를 보고 광화문의 한 대형 서점에 가면 수북하게 쌓인 일본 패션 잡지 앞에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한.일 관계를 오랫동안 취재해온 선배들은 "향후 갈등이 더 커질 것"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나는 서울 생활을 통해 한.일 관계의 미래는 어둡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런 기사들을 많이 써왔다. 나의 기대는 잘못된 것일까. 도쿄에서 1년을 보낸 뒤 최근 서울에 돌아온 20대 여성 지인은 "우리 세대는 일본은 무조건 나쁜 나라라고 배웠다. 실제 일본을 알게 되면 생각은 싹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정책연구원 봉영식 선임연구위원도 "종합적으로 보면 한.일관계는 좋은 방향으로 가지 않겠는가"라고 전망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조금은 안도하지만 그 남학생의 냉랭한 시선이 계속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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