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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주가에 실물경제의 맨얼굴이 비친다면…

[LA중앙일보] 발행 2016/02/09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6/02/08 18:21

안유회/논설위원

지난주 금요일인 5일 기술주의 4대천왕인 팽(FANG)의 주가가 줄줄이 떨어졌다. 페이스북 5%, 아마존 6%, 넥플릭스 7%, 구글 3%의 하락이었다.

월요일인 8일에도 '팽'은 2.5% 이상 하락했다. 이날 하락은 링크드인이 5일 44%나 폭락한 충격의 여진으로 분석됐지만 '팽'이 2거래일 연속 급락하자 특정 회사나 섹터가 아닌 전체 경제에 대한 어떤 조짐이 아니냐는 우려로 연결되고 있다. 이를테면 전세계적인 불황 가능성에 대한 공포다.

그도 그럴 것이 팽은 지난해 S&P500을 떠받친 4개의 기둥으로 평가받던 주식이다. 그만큼 이들 주식은 안전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CNBC의 투자 전문가 짐 크레이머가 네 회사의 앞글자를 따 조어를 만들 때 송곳니를 의미하는 팽이 되게 한 것도 그만큼 튼튼한 주식이라는 뉘앙스를 담고 싶었을 것이다.

팽의 주가 동반 하락의 무게는 전체 주식시장의 흐름에서 보면 더 명료해진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올 들어 1만6000이 무너진 뒤 이를 회복하는 데도 애를 먹고 있다. 가까스로 1만6000을 탈출하면 조그만 악재에도 다시 무너져 내린다. 마치 모래탑을 기어오르는 것처럼 발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그나마 발판 역할을 해주던 팽이 무너지면 어디까지 미끄러질지 무서울 수밖에 없다.

링크드인이 하루만에 주가 44% 폭락의 악몽을 꾼 원인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링크드인은 지난해 4분기 주당 순익이 94센트로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주당 순익 전망이 55센트로 내려가고 올해 매출도 예상보다 안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속절없이 무너졌다. 작년 매출이 아무리 좋았어도 올해 전망이 안 좋자 폭락했다. 그만큼 시장은 미래 경제전망에 두려움을 갖고 있다.

나스닥이 올 들어 12% 이상 하락한 것이나 기술주인 핏비트와 트위터가 각각 47%, 32% 폭락한 것도 미래에 대한 두려움의 값으로 해석된다.

닷컴버블 시즌2를 둘러싼 논쟁보다 중요한 것은 세계경제의 위축과 불황에 대한 공포다. 세계 경제 불황이 온라인에도 닥친다면? 무서운 질문이다.

사방을 둘러봐도 세계경제에 호재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 유가는 30달러를 놓고 지리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그만큼 전세계 제조업은 기지개를 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구리나 알루미늄 같은 원자재 가격은 화제가 된 지 오래일 정도다. 이 와중에 중동과 러시아, 브라질, 베네수엘라 등 산유국은 오일 머니를 앞세운 투자와 수입을 줄일 수밖에 없다.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지수도 세계 경제를 견인할 만큼 좋지 않다.

팽의 주가 급락은 미국도 불황으로 빠져드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과 유럽, 일본이 계속 돈을 푸는 사이 미국은 이와 반대로 금리인상을 통해 돈을 거둬들이는 정책으로 돌아섰다.

미국은 전세계의 경제 흐름과 방향을 달리할 수 있을까? 최근 기술주의 급락은 이에 대해 시장이 큰 의문을 던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실 지금까지 주식시장은 실물경제와 무관하게 돌아간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실물경제와 상관없이 오른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것이란 전망은 꾸준히 제기됐다. 기술주의 급락은 조정 이후의 전망도 불안한 것이 아니냐는, 즉 조정이 된다 해도 실물경제 자체가 불안한 것 아니냐는 의문으로 보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 반증의 하나가 최근 CNBC가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다. 여기서 다음 금리인상 시기로 가장 많이 꼽힌 것이 5월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3월이었다.

주가에서, 풀린 돈의 거품이 걷히면 실물경제가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다. 주가에 경제의 맨얼굴이 비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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