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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속 묻어뒀던 아픈 기억 끄집어낸다”

16년 만에 말 문 연 이혜민 양 가족
사이드 재심 여부 심리 재판부에 심경 밝혀

17년 전 사랑스러운 딸을 가슴에 묻고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온 볼티모어 이혜민 양의 가족들이 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편지를 통해서다.
 
혜민 양의 유가족은 종신형을 선고받고 16년째 복역중인 아드난 사이드의 재심 여부를 심리 중인 재판부에 편지로 “사이드는 당시 메릴랜드 내 최고의 변호사들로부터 변호를 받았으며 유죄가 명백하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사이드에 대한 구명 움직임에 대해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범죄자인지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재심 여부를 가리는 심리가 아픈 기억을 다시 끄집어내고 있다”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우리 가족을 파괴하고, 자신의 책임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이를 변호하려는 모습을 차마 바라보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족들은 사건 당시 도서관에서 사이드를 봤지만, 변호인 측이 증인으로 내세우지 않았다는 에이샤 맥클레인의 진술에 대해 “인터넷을 통해 혜민이의 살인 사건을 접한 이들과 달리 우리는 당시 매일 재판정에 앉아 수많은 중인과 증거들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판 당시 아무런 증언도 하지 않은 맥클레인이 어떤 동기에서 지금 증언을 하든 우리는 그를 용서한다. 다만 그녀가 혜민 이의 이름만은 공공연하게 말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역설했다. 혜민이를 알지도 못하는 그녀의 입을 통해 나오는 말들이 우리 가족을 다치게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혜민 양 가족의 편지 진술에 대해 맥클레인의 변호인 측은 “에이샤와 나는 혜민 양 가족이 겪은 고통을 상상하기 힘들다”며 “가족으로서는 적절한 반응”이라고 말했다.
 
볼티모어 순회법원 마틴 웰치 판사는 애초 3일간의 심리에도 불구하고 증인 진술이 길어짐에 따라 8일에도 나흘째 심리를 이어갔다. 법원이 재심을 받아들일지 또는 기각할지에 대한 최종 결정 시한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편 볼티모어 우드론고에 재학 중이던 이혜민 양은 지난 1999년 1월 인근 공원에서 살해 암매장된 채 발견됐다. 용의자는 전 남친인 아드난 사이드로, 그는 법정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팝캐스트 시리얼로 제작돼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사이드의 구명 운동으로 퍼졌다.
 
허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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