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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나는 신화…'이지스 방패'단 천하무적 구축함

몇 년 전 정말 운 좋게도 서지중해를 돌아볼 기회를 가졌습니다. 워낙 그리스 로마신화에 빠져 있던 나로서는 조상님이 굽어살핀 덕이라고까지 생각했습니다. 그 '신화의 땅'에서 여러 이야기를 만났습니다. 초등학교 때 접한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부터 이후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이윤기 선생의 '뮈토스'등 신화라면 언제나 '좋아라'했습니다.

'신들의 이야기'라고 고대 문화로만 치부해 온 신화, 알고 보면 그 신들이 현대 문명속에서 버젓이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여행지에서나,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신화의 세계로 여러분들을 모시겠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페르세우스와 메두사입니다. 바티칸 박물관의 바깥 회랑에서 만났죠. 자세히 보시면 영웅이 머리카락이 온통 뱀으로 된 여인의 머리를 잘라 들고 있습니다.

대개 어느 조각가의 한 작품이려니 하지만 이 대리석상에는 슬프고도 긴 얘기가 깃들어 있습니다. 잘려진 머리의 주인공은 그 유명한 메두사(Medusa)이고, 이를 잘라 든 영웅은 페르세우스(Perseus)입니다.



그녀와 눈길만 마주쳐도 돌이 되고 마는 무시무시한 괴물이기 이전에 메두사는 사실 어여쁜 아가씨였습니다. 그런데, 바람으로 치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제우스의 형제들 중에서 바다의 신 포세이돈(Poseidon)이 메두사를 꾀어서 아테네 여신의 신전에서 사랑놀음을 하게 됩니다. 신성한 신전에서 음탕항 짓거리를 벌인 사실에 아테네는 노발대발합니다. 그래서 시숙 뻘되는 포세이돈에게 해야 할 화풀이를 애꿎은 메두사에게 하게 됩니다.

이후로는 아무도 사랑할 수 없도록 그녀와 눈길만 마주쳐도 공포로 돌이 되고마는 무서운 얼굴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러나, 징벌이 너무 지나쳤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석상이 되어버리자 아테네 여신이 페르세우스에게 그녀의 청동 방패인 아이기스(Aegisㆍ이지스)와 투구, 하늘을 나는 헤르메스의 신발 등을 빌려 줍니다. 이 청동 방패를 반짝반짝하게 닦은 페르세우스는 그 방패를 내밀어 메두사 그녀 자신을 돌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렇게 페르세우스는 그녀의 머리를 잘라 아테네에게 돌려 줍니다. 이에 아테네는 메두사의 머리를 방패에다 붙여서 '천하무적의 방패'로 만듭니다. 자, 이쯤되면 미 해군이 자랑하는 구축함을 이지스함이라 부르는 이유를 아시겠죠.

하늘로부터 비롯되는 공격을 방어하는 천하무적의 방패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이죠. 한국도 세종대왕함을 비롯 세 척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글ㆍ사진=백종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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