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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클린턴 394 vs 44 샌더스

김 종 훈 / 야간제작팀장

뉴햄프셔주 예비선거에서 버니 샌더스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승리'하면서 미 대통령 선거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물론 샌더스와 트럼프가 뉴햄프셔에서 '승리'했다고 확고한 선두 주자가 된 건 아니다. 그리고 복잡한 미국의 예비선거 제도가 유권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기 쉽다.

뉴햄프셔 예비선거 이후 실제 양당 후보들의 대의원 득표 상황을 AP통신의 집계에 따라 살펴보면 이렇다. 민주당은 총 4763명의 대의원 중 2382명을 확보하면 대선 후보가 된다. 공화당은 2472명 중 1237명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민주당은 힐러리 클린턴이 394명 버니 샌더스가 44명을 확보했다.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17명 테드 크루즈 11명 마코 루비오 10명 존 케이식 5명 젭 부시 4명 벤 카슨 3명의 순이다. 공화당 득표 순위는 이해가 가지만 클린턴이 크게 앞서고 있는 민주당의 상황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원인은 예비선거에 수퍼 대의원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수퍼 대의원은 정당 안에서 이미 정해진 간부와 선출직 공무원들로 예비선거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클린턴이 394대 44로 앞서고 있는 이유는 아이오와주 당원대회와 뉴햄프셔주 예비선거에서 32-36으로 샌더스에게 뒤졌지만 이미 미 전역에서 712명의 수퍼 대의원 중 362명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샌더스는 수퍼 대의원 지지가 아직 8명뿐이다. 이 때문에 뉴햄프셔에서 샌더스가 20% 이상 득표에 앞섰어도 정작 가져간 대의원 수는 각각 15명으로 차이가 없었다. 실제 득표로는 클린턴이 9명밖에 확보하지 못했지만 뉴햄프셔주 8명의 민주당 수퍼 대의원 중 6명이 클린턴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결국 샌더스는 앞으로의 예비선거에서 계속 클린턴을 추격해도 상당 기간 동안 뒤져 있을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민주당에서는 유권자들의 결정이 아닌 수퍼 대의원들에 의해 대선 후보가 결정될 수 있다. 따라서 샌더스 후보는 최종 예비선거 결과에서 승리한 뒤 수퍼 대의원들이 유권자들의 뜻에 따라 자신을 지지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물론 수퍼 대의원 712명이 뒤집을 수 없는 표 차이로 예비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문제가 없다.



최근 수많은 한인 2세 젊은이들도 한인 1세 부모들에게 샌더스에게 표를 던지라고 설득하고 있다. 샌더스의 말대로 '정치 혁명'이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거의 "못살겠다 갈아보자" 수준이다. 특히 대학생과 학부모들에게는 샌더스가 유일하게 통쾌한 메시지를 던진다.

"공립대학교 학비를 무료로 만들고 학자금 융자 이자율은 낮추겠다. 덴마크도 스웨덴도 핀란드도 하는데 우리 미국은 왜 못하나"라고 말하는 샌더스 후보에게 "듣기는 좋지만 불가능한 일" "그 나라들은 인구가 적다"는 등 반론을 제기하는 다른 후보들을 보면 무엇이든 얼굴에 던져버리고 싶어진다고… 그만큼 학자금의 무게는 서민 가정의 어깨를 심하게 짓누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정책을 펼치는 것이 민주주의인데 정치란 참 이상하다. 항상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되지는 않는다. 원하기는 하지만 정작 투표는 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올해는 특히나 후보들의 정책이 첨예하게 갈라져 있다. 샌더스의 '정치 혁명'은 그의 말대로 그가 혼자 이룰 수 없는 일이다. 그의 정책을 지지하는 수많은 유권자들이 표를 던져야 가능하다. 간단한 논리이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오는 동안 그런 일을 거의 겪지 못했기 때문에 확신이 없다. 언제나 꿈은 꿈일 뿐이라고 단념하고 포기해 왔기 때문이다.

누구를 지지하든 어떤 정책을 바라든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신의 의견을 반영하려면 스스로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된다. "투표율이 높아지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고 외치는 74세 유태인 노인의 이 주장 하나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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