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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뉴스] 문은 열릴 것인가

[LA중앙일보] 발행 2016/02/15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6/02/14 18:31

60년 전인 1956년 매력적인 평론집이 나왔다.

콜린 윌슨이 쓴 '아웃사이더(Outsider)'. 못 배우고 가난한 이 24살 청년은 카뮈, 카프카, 사르트르, 도스토옙스키, 고흐, 니진스키 등을 묶어 아웃사이더라는 주어와 술어를 만들었다. 이 책(윌슨)에 따르면 아웃사이더는 너무 깊이, 그러면서도 너무 많이 보는 사람이다. 또, 깨어나 기존 질서의 이면에 감추어진 혼돈을 보는 자다. 이들은 체제 안의 순응자인 인사이더들이 보지 못하거나 애써 무시하려 하는 지배 질서의 허구성을 폭로하고 조롱한다. 윌슨은 "아무도 병에 걸린 것을 깨닫지 못하는 사회에서 자기가 환자임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인간이 아웃사이더"라고 말한다.

복합적이어서 매력적이다. 매력적인 만큼 위험하다. 위험한 매력은 사람을 끈다.

아웃사이더, 사실 이 말은 사회와 화해하지 못하고 불온하며, 소외당한 자를 뜻했다. 기존 체제에 흡수되지 못한, 또는 기다리고 있는 대부분의 젊은이는 아웃사이더다. 현 사회가 분명 병들어 있는데 기성세대는 아무런 해답을 내놓지 못한다. 그들은 분노에 찰 수밖에 없다. 앵그리 영맨.

영화 대부와 지옥의 묵시록 감독인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는 1983년 호화 청춘스타들을 묶어 아웃사이더라는 영화를 만들었다. 1950년대 오클라호마 털사의 남쪽 잘 사는 동네와 북쪽 못 사는 동네 아이들은 매일 패싸움을 한다. 영화 한 장면: 못 사는 동네 포니보이가 잘 사는 동네 여학생 체리에 묻는다. "너희 남쪽에도 석양이 잘보이니?" 체리가 그렇다고 하자 포니보이는 "우리 북쪽에서도 잘보여"라고 답한다. 포니보이는 '가지 않은 길'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를 좋아한다. 석양 이야기는 그의 시 Nothing gold can stay가 모티브가 됐다. 4번의 퓰리처상을 받은 프로스트는 시집 '뉴햄프셔(1923년)'로 첫번 째 상을 받았다. 그는 주로 뉴햄프셔와 버몬트에서 작품 활동을 했다.

1956년, 1983년에 이어 2016년 또 다른 아웃사이더가 몰아치고 있다. 정치판이다.

프로스트의 시 영감이 서려 있는 버몬트 주의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다. 샌더스는 프로스트가 노래한 시집 뉴햄프셔의 프라이머리에서 60% 이상의 지지율을 확보하며 힐러리 클린턴을 압도했다. 그의 연설문이 유튜브를 타고 젊고 분노에 찬 아웃사이더들을 흥분케 하고 있다. 그는 분명 '가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

그의 연설을 들으면 미국에서 아무리 민주주의적이라는 접두사가 붙었지만 사회주의가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 뒤에 "시원하다" "그래 한 번 해보자"라는 핏줄이 튀어나오는 것을 느낀다. 왈칵 눈물도 쏟아진다. 초상류층 1%를 위해 99%가 이렇게 힘들게 살아냐 하나.

고통은 사람을 깨어나게 한다. 깨어난 사람은 세상을 너무 깊이, 너무 많이 보게 되고 기존 질서의 이면에 숨져진 혼돈을 직시하게 된다. 인사이더는 제도권 내 사람이고, 아웃사이더는 제도권 밖의 사람이다. 인사이더는 힘이 있고, 아웃사이더는 힘이 없다. 세상은 인사이더가 이끈다.

하지만 인사이더가 스스로의 역할을 하지 못해 아웃사이더가 나설 상황이 오면 인사이더는 기득권 지키기에 골몰한다. 어느 순간 아웃사이더는 세상을 향해 진실을 토해내고, 부조리를 고발하며, 행동에 나선다.

3월1일 수퍼 화요일까지 11개주가 예비경선을 거치면 양당의 대선후보 윤곽이 드러난다. 초강대국 미국 대선은 전세계로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세계경제가 혼란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나라이든 문 밖의 아웃사이더는 그 수와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과연 문은 열릴 것인가. 포니보이처럼 가난한 사람들도 아름다운 석양이 잘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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