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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생과 사의 큰 일

[LA중앙일보] 발행 2016/02/16 미주판 28면 기사입력 2016/02/15 19:33

서혜전 교무/원불교 LA교당

가까운 어르신 한 분이 임종의 시기가 멀지 않은 듯하다. 이 분의 마지막 준비모습이 가슴 뭉클하다. 어떤 분들은 팔구십이 넘었어도, 생의 애착을 쉽게 놓기가 어려워 시시각각 느껴지는 죽음의 그림자에 초조해 하고 두려워하곤 하는데, 이분은 스스로 곡기도 끊으시고, 일체 말씀도 놓으셨다. 사람을 대할 때 반갑고, 기뻐하시는 모습은 역력한데, 그뿐이다. 다시 조용히 눈을 감고, 한마음을 챙긴다.

사람이 세상에 나면 누구를 막론하고 열반의 시기가 다가온다. 삶과 죽음의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대응하느냐 하는 생사관에 따라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태도와 인생관이 달라질 것이다. 생사관의 유형으로는 금생만 믿고 내생은 없다고 보는 단생관, 생사는 반복되며, 죽은 후에 다시 태어나기를 거듭한다는 불교적 생사윤회관, 죽은 후에 영혼이 심판을 받아 천국과 지옥으로 가게 된다는 기독교적인 영생관 등이 있다.

원불교에서는 사람의 생사는 비하건대 눈을 떴다 감았다 하는 것과도 같고, 잠이 들었다 깼다 하는 것과도 같아서 비록 조만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이치는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생사가 원래 둘이 아니요 생멸이 원래 없는 것이라 깨친 분들은 이를 변화로 알고 편안하게 받아들인다. 살아생전에 미리 죽어갈 준비 공부를 하면 길 떠나는 사람이 여행에 필요한 물건들을 미리미리 잘 챙겨서 여유 있게 여행길에 오르는 것과 같고 건물주가 화재보험에 든 것처럼 든든한 것이다.

우리가 여행을 할 때 꼭 필요한 물품을 챙겨가야 하듯이 생사의 여행길을 잘 다녀오기 위해서도 꼭 챙겨야 할 것들이 있다.

첫째로 좋은 인연이다. 복 중에는 인연 복이 제일이라는 말씀이 있다. 부처님도 인연 없는 중생은 구제할 능력이 없다 하셨다. 그래서 평소에 성현 현자들의 말씀을 좋아하고, 나의 앞길을 열어주는 어질고, 지혜로운 이들과 가까이하는 등의 인연을 맺는 데에 공을 들여야 한다.

둘째는 확고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살아있는 나무라야 거름의 효과를 내고, 나무가 땅에 뿌리를 내려야 튼튼하게 자랄 수 있듯이 믿음이 있는 사람이라야 마음 닦는 공부를 하게 되고, 사후 천도행사를 베풀 때도 효과가 나는 것이다. 생하고 멸함이 없는 진리를 믿어야 마침내 바르게 살아가게 되고 생사에 해탈을 얻을 수 있다.

셋째는 서원과 공덕이다. 작은 욕심을 떠나 세상을 위해 무언가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이 서원이다. 죽어서는 하나도 가져가지 못할 물질이나 인연에 대한 애착과 탐착을 놓고, 정신, 육신 물질로 헌신하는 공덕은 인간의 가장 숭고한 행위라 할 것이다. 이러한 사람은 가는 곳마다 은혜가 나타나게 된다.

이렇듯 생사의 여행길에 인연이나 신심이나 서원 및 공덕이 중요한 요인이 된다. 그러나 생사를 해탈하고 자유할 수 있는 있는 직접적인 힘은 스스로 수행하여 자력을 쌓는 것이다. 결국, 혼자서 가야 하는 길. 자유롭고,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도록 마음의 힘을 키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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