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삶의 향기] 불교의 우주관과 그 '너머'

박재욱 / 나란다 불교센터 법사

138억 년 전 빅뱅(Big Bang)이라 불리는 대폭발로 천지가 열리고, 그 장엄한 우주의 대서사는 신비롭고 황홀한 억겁의 여정을 그렇게 시작하게 된다.

우주물리학의 빅뱅이론에 의하면, 빅뱅은 크기는 더할 수 없이 작으나 무한대의 밀도와 질량을 가진 한 점(특이점)의 대폭발을 일컫는다. 그렇다면 빅뱅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그것은 '북극에 서서 북쪽이 어디냐고 묻는 것과 같다'면서 그 질문을 일축했다. 부연하면 빅뱅과 동시에 시공간이 시작되었기에 빅뱅 이전이라는 것은 아예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과학적 대답이다.

빅뱅이후 10-43초께 최초입자인 쿼크와 전자가 생성되고, 그 쿼크들이 모여 모든 원소의 기본 재료인 양성자와 중성자가, 3분께에는 우주물질의 99%를 차지하는 수소와 헬륨이 만들어졌다. 그로부터 수천억 개의 별과 은하가 탄생한다.



그러나 별들도 죽는다. 엄청난 폭발로 최후를 맞이하는 와중에 나머지 원소들이 생성되면서 광활한 우주공간으로 산산이 뿌려져 먼지가 되고 파동을 남겼다. 그 먼지들은 이합집산하며 모든 생명체와 삼라만상을 만들었다. 저 하늘에 반짝이는 아름다운 별들이 자신의 몸을 불태워 만들어준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별들의 아이'라는 낭만적 애칭을 가지게 되었다.

시작은 하나였다. 고로 만물은 '따로'이나 동시에 DNA를 공유한 '함께'로써 불일불이(不一 不二)의 경이로운 관계이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안팎이 없는 우주는 아직 그 정체를 알 수없는 '암흑에너지'(우주의 73% 차지)의 추동력에 의해, 이미 존재하고 있는 공간 속이 아니라 새롭게 공간을 확장해 가면서 급속도로 끝 모를 팽창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끌어당기는 힘인 '암흑물질'의 중력 작용이 '암흑에너지' 보다 세력이 커져 어느 순간 팽창을 멈추고 수축한다면, 우주는 다시 하나의 점으로 환원될 것이다. 그 점은 다시 폭발할 것이고, 아, 이 끝없는 우주의 팽창과 수축을, 아니 우주는 정적인 것이 아니라 인과(因果)의 연속선상에 있는 역동적 '흐름'임을, 2천6백 년 전 붓다는 수많은 전생을 기억하는 지혜로 밝혀 이렇게 천명한 바 있다.

나는 "세계는 여러 겁(동안)을 수축했고/ 세계는 여러 겁을 팽창했으며/ 여러 겁을 수축 팽창했음을 안다"(디가 니까야 사문과 경 중에서…1겁(kalpa)은 43억2천만 년)

우주는 성(成) 주(住) 괴(壞) 공(空) 생성과 지속. 붕괴와 소멸이 무시무종, 무한 순환한다는 견해가 불교의 우주관이다.

그러나 불교는 말로써 말할 수 없는 우주 그 '너머' 적멸의 세계를 지향한다. 무한공간을 한손아귀에 움켜쥐고 번갯불의 허리를 낚아채 영원을 보는 자는, '콧구멍 없는 소'가 되어 '줄 없는 거문고'의 소리 없는 소리를 영원토록 즐기리라.

musagusa@naver.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