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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소두증 원인은 지카 바이러스(?)

조한경/척추신경전문의

질병 특히 전염병 확산에 관련된 기사는 늘 충격적이다. 공포를 자극하며 피해자들을 바라보는 많은 이들의 감정선을 건드린다. 올해 초부터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브라질의 지카 바이러스가 전세계인들에게 충격을 안겨 줬다. 머리가 작은 아이들 사진과 함께 임산부가 감염되면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한다고 알려지면서 공포가 확산됐다. 치료제나 백신은 없다고 한다.

미국 보건당국이 남미와 중미로의 여행 자제를 권고하면서 올림픽을 앞 둔 브라질은 비상이 걸렸다. 모두들 흥분하고만 있을 때 일부 과학자들이 의문을 제기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1948년 발견돼 학계에 보고됐는데 지난 60년간 별 탈 없었던 바이러스가 과연 2015년 말 갑작스레 급증한 소두증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을까. 역학조사 결과 현재까지 4780건의 소두증 의심사례가 보고됐고 그중 404건이 소두증으로 확인됐으며 그중 17건만 혈액검사를 통해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확진됐다. 404건 중 17건이라면 통계적으로 무의미하다.

또한 콜롬비아의 경우 3117명의 임산부 지카 바이러스 확진자 중 신생아 소두증 사례가 없었다는 보고가 발표되자 모기가 퍼뜨리는 지카 바이러스가 원인이라 했던 세계보건기구와 연방질병통제센터의 주장은 쏙 들어갔다.



하지만 공포는 이미 확산됐고 아무도 뒷수습에는 별 관심이 없는 눈치다. 그렇다면 2015년 말부터 급증한 소두증의 진짜 원인은 뭘까. 여러 가지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의사 단체는 해충박멸제 성분인 피리프록시펜(Pyriproxyfen)이 들어간 물을 마신 결과로 신생아 소두증 발병이 증가했다고 주장한다. 소두증 발병이 집중된 지역의 지방정부가 모기 유충의 성장을 막기 위해 수돗물에 피리프록시펜을 첨가한 사실도 밝혀졌다. 현재 브라질 정부는 이 물질의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또 다른 가설은 제초제 아트라진(Atrazine)이다. 임신 중 노출되면 소두증을 유발해 위험을 경고하고 있는 제품이다. 브라질 해당지역에 과다 살포된 바 있다.

영양결핍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브라질 해당 지역 주민의 비타민 A와 아연 결핍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 A는 결핍시 소두증을 유발한다고 밝혀진 바 있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브라질 정부가 2015년부터 시행한 임산부 TDaP 예방접종 의무화이다.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복합 백신이다. 해당 백신은 뇌염과 같은 뇌신경에 손상을 가하는 부작용을 일으킨다. 공교롭게도 TDaP 백신 의무접종 실시 후 몇 개월 후부터 신생아 소두증이 집중적으로 증가했다.

결국 소두증 증가 원인은 모기에 의한 지카 바이러스보다는 열악한 위생환경, 영양실조,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 TDaP 백신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사스, 조류독감, 신종플루, 에볼라 등 거의 해마다 전염병이 발생했지만 결국은 별로 효과도 없는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을 하는 제약회사만 배 불려 주는 결과를 낳았다. 이번 지카 바이러스 역시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전염병의 원인을 바로 판단하려는 가치중립적이고 양심있는 과학자들의 연구활동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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