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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에어] LA한인타운의 '성매매' 커넥션

부소현 / JTBC LA특파원·차장

한국의 성매매 고객 리스트 논란이 뜨겁다. 22만명의 고객 명단을 작성해 관리한 의혹을 받았던 서울 강남의 성매매 알선 조직이 실제로 성매매 5000여건을 알선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성매매 알선조직은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남성을 유인하는 '채팅요원', 채팅요원을 모집·관리하는 '오더장', 성매매 여성을 성매수 남성에게 태워다 주는 '운전요원', 성매매 여성을 관리하는 '박스장', 성매매 여성 등 분업형태로 나눠져 매우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웬만한 회사 수준인 이 조직이 벌어들인 수익은 연간 11억8000만원. 이 돈은 성매매 여성과 채팅요원, 오더장 등이 나눠 가졌다.

리스트가 입수됐을 당시 경찰은 22만명에 이르는 방대한 명단의 신빙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실제 성매수를 입증하는 것도 어렵다며 수사에 한계를 그었지만 성매매를 제공한 조직의 주요 인물들이 구속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입건된 성매매 관련자들의 진술 여하에 따라 수사의 초점은 22만명의 성매수자로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고객 명단 중에는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이 다수 포함돼 있고 경찰관 1명이 성매매 조직원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2명은 소위 성접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성매수자를 수사하려면 성매매 여성의 증언 등 증거가 필요한데 성매매 여성이 성매수자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만났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실제로 성매수자 수사가 어느 수준까지 이루어 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시간 24일 JTBC 메인뉴스인 '뉴스룸'을 통해 LA한인 성매매 실태에 대한 르포 보도가 나갔다. 취재원에게서 확보한 영상을 통해 성매수자와 성매매 업자가 연결되는 방식과 직접 업소를 다녀온 성매수자들의 경험담이 방송을 탔다.

성매매는 주로 단속을 피하기 위해 타운내 고급 아파트에서 은밀히 이뤄진다. 한달에 2만달러 이상을 벌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에 빠진 한국의 젊은 여성들이 미국으로 건너와 아파트에 상주하며 24시간 손님을 받는다. 경찰은 성매매가 주거 시설로 장소를 옮기면서 단속이 특히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성매매 여성들을 상담해 온 카운슬러는 단순히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미국으로 온 여성들이 성매매 업소로 흘러 들어가 인신매매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돈을 벌기는커녕 업소 측에 빚이 생겨 몸이 묶이는 일도 잦다는 얘기다.

미국은 최근 성매매 수사의 초점을 성매매 여성에서 성매수자 단속으로 전환했다. 수요가 이어지는 한 성매매를 근절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또한 성매매 여성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LA한인타운 성매매 보도가 나간 뒤 JTBC 사이트와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 수많은 댓글이 이어졌다. 해외에서까지 한인들의 성매매가 만연하다는 것이 부끄럽다는 반응과 함께 성매매에 나선 여성들에 대한 비난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성매매 여성들의 편을 들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성매매 문제가 도마위에 오를 때 마다 성매수자보다는 성매매 여성들에 더 큰 비난을 보내는 것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없다.

한국의 한 언론이 '강남 성매매 리스트'에 경찰이 상당수 있다는 정황이 드러났지만 정작 수사는 부실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기사를 내놨다. 이번에도 성매수자보다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수사로 사건이 마무리 될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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