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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포인트는 ‘반이민 악법’ 지역구

조쉬 맥쿤 주 상원의원, 노골적 반이민정서 눈살
영어 공용어 법안·주홍글씨법안 등 잇달아 발의
“존재감 없는 한국 기업” 정치적 영향력 발휘해야

“주님, 우리 마을에 기아차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2009년 기아자동차 공장이 문을 열자, 웨스트포인트 지역 집집마다 내걸렸던 이 간판이 요즘엔 무색해졌다.

웨스트포인트가 지역구인 조쉬 맥쿤 조지아주 상원의원은 주의회에서 최고의 ‘반이민법 전문가’로 악명을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웨스트포인트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존재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한 지상사 관계자는 “기아차를 비롯해 이 곳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존재감이 없어 보인다”며 “정치적 영향력이 아쉽다”고 말했다. 조지아와 앨라배마 지역 한국 기업들의 모임인 미한국상공회의소 조지아지부측은 “오는 12일 정기모임에서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공식 대응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맥쿤 의원은 현재 주 의회에서 논란이 되고있는 2건의 ‘반이민법’을 발의했다. ‘영어 공식언어 결의안’(SR 675)이 의회를 통과해 시행되면, 한국어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포함, 주정부 산하 모든 기관의 영어 외 언어 서비스가 금지된다.

‘주홍글씨법안’(SB 6)은 추방유예(DACA) 서류미비 청년들의 운전면허증을 회수하고, 얼굴사진 주위에 ‘합법 신분 아님’(NO LAWFUL STATUS)‘이라고 적힌 빨간 테두리가 둘러진 ‘운전자 안전카드’를 대신 발급하는 내용이다.

이들 법안은 최근 조지아주 상원을 통과해 하원 표결을 앞두고 있다.

아시안 권익단체 아시안아메리칸정의진흥센터(AAAJ)는 이들 법안을 “악의적인 반이민법”으로 규정하고 통과 저지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의 스테파니 조 애틀랜타 임시지부장은 “이민자들에게 실제적인 피해를 입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주민들의 반이민 정서를 부추기는 게 더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맥쿤 의원은 악명높은 반이민 활동가 D.A 킹과 합작으로 이 2개 법안을 내놓았다. 지난 2007년 애틀랜타저널(AJC) 보도에 따르면, 킹은 당시 뉴턴 카운티 공화당원 모임에서 “불법 이민자들은 우리들의 마당 잔디나 깎으러 온 게 아니다. 그들은 여러분의 집을 파괴하고 여러분의 자녀, 당신, 그리고 나를 살해하기 위해 온 것”이라며 “미국은 불체자들의 침략을 받아 식민지로 전락하고 있다는”는 주장을 폈다. ‘명예훼손반대연맹’(Anti-Defamation League)은 킹의 시민단체 ‘더스틴 인먼 사회’를 ‘극우 반이민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애틀랜타의 한 미국 언론 주의회 전문기자는 “맥쿤에게 질문을 하면 D.A. 킹에게 답변이 오곤 한다”며 “같이 일한다기보다 킹이 맥쿤을 조종하는 느낌”이라고 귀뜸해주었다.

만약 2개 법안이 하원까지 통과하면, 맥쿤 의원은 지난 수년간 뿌려온 씨앗을 드디어 수확하는 셈이 된다. 그는 2011년 주의회에 입성하자마자 한결같이 이민자들에게 배타적인 법안을 쏟아냈다.

2015년에는 추방유예자들의 운전면허 취득을 금지하고, 합법 이민자들마저 운전면허 신청시 지문이나 홍채 등 ‘생물학적 정보’를 수집토록 법안을 내놨다. 이전에도 회기마다 영어 외 언어 운전면허 필기시험 폐지 등의 법안을 내놓았다.

그의 법안들은 실리주의를 지향하는 공화당 지도부의 반대에 부딪혀 번번히 무산됐다. 맥쿤 의원은 최근 데이빗 랄스턴 하원의장의 수석 보좌관으로부터 주청사 복도에서 ‘욕세례’를 받을만큼 공화당 지도부와의 관계가 서먹하다.

반이민법 외에도 ‘동성애자 차별법’으로 불리우는 ‘종교 자유법’ 등 논란거리 법안만 골라 상정하는 맥쿤 의원에 대해 공화당 동료의원들도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토미 윌리엄스 상원 교통소위원장은 ‘주홍글씨법안’ 본회의 표결에 앞서 “우리(상원)가 왜 이런 법안을 통과시켜야 하나? 안타깝지만 우리들 가운데 갈색 피부를 가진 사람을 싫어하는 의원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단 한번도 직원을 고용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런 터무니 없는 발상이 나오는 것”이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공화당 의원도 본지에 “실익 없고 감정적인 문제만 자꾸 이슈화시켜서 뉴스에 오르려는 것을 보면, 주법무장관이나 연방 의원직 출마를 고려중인 것 같다”고 말했다. 맥쿤 상원의원은 7일 일단 재선 출마를 선언했다.

본지는 이런 ‘반이민’ 의정활동에 대해 맥쿤 의원의 설명을 거듭 요청했지만, 그는 취재를 거부했다.


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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