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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정치인들의 말…거짓 또는 비난

[LA중앙일보] 발행 2016/03/14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6/03/13 17:12

정치 뉴스가 넘쳐난다. 미국 대선과 한국의 총선이 맞물린 이유다. 당연히 말들도 쏟아진다. 말은 정치인에게도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선거에 나선 정치인의 말은 두 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다. 국민, 즉 유권자를 향한 것과 경쟁자를 겨냥한 것이다. 유권자용은 그야말로 '말잔치'다. 온갖 좋은 내용들을 담으려 애쓴다. 때론 허황된 약속인지 뻔히 알면서도 시원하게 들린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동의 여부와 실현 가능성만 따지면 된다.

하지만 경쟁자들 간에 오고 가는 말에는 가시가 있다. 공약을 둘러싼 날 선 공방도 있지만 온갖 의혹 제기와 약점 들춰내기가 주다. 그렇다 보니 정제되지 않은 거친 말들을 주고 받는다. 아무리 선거의 목적이 이기는 것이라지만 제3자 입장에서도 듣기 거북스러울 때가 있다.

최근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한 '킬러 공천' 발언도 이런 경우다. "옛날 아스팔트(에서) 데모하던 기분으로만 국회의원 생활한 사람은 국회에 절대 들어와서는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스스로 정리하지 못하면 우리라도 (킬러들을 보내)정리해야 될 것." 상대 당의 이른바 운동권 출신 의원들을 겨냥한 것이다. 국정의 발목을 잡고, 민생을 외면했다는 것이 그가 주장하는 이들의 죄목(?)이다.

그런데 아무리 밉다고 굳이 '킬러', '정리' 등의 살벌한 말까지 동원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4년간 함께 의정활동을 했던 동료 의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찾아볼 수 없다. 그냥 '운동권 출신 의원들의 낙선을 위해 최대한 경쟁력 있는 후보들을 공천할 것' 정도로만 했어도 의도는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을까.

'운동권 출신 의원'은 치열했던 80년대의 산물이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등장한 군사정권에 대한 반감, 이에 비례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노동환경 개선 요구 등이 팽배했던 시대다. 자욱한 최루가스에 갇힌 시위대의 모습이 매일 주요 뉴스로 다뤄지다시피 했다. 이런 갈등과 혼란을 극복하면서 한국의 민주주의도 한걸음씩 성장했다.

당시 시위를 이끌었던 인물들도 대중적인 인기를 기반으로 대거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신선함과 도덕성, 진정성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내부 갈등과 '전문성 부족'이라는 프레임에 걸리면서 존재감은 약해졌고 자연히 숫자도 줄었다.

그럼에도 이 위원장이 굳이 '운동권'을 다시 들춰낸 속내가 궁금하다. 더구나 원색적인 용어까지 사용하면서 말이다. 혹시라도 민주화 '무임승차'에 대한 자격지심 때문이라면 더 이상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 (네이버의 인물검색을 보니 이 위원장은 1969년 행정고시 합격, 1984년 미국에서 박사학위 취득으로 되어 있다) 그런 부채의식은 그 시대를 살았던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 대선에선 인신공격성 발언의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중도 포기를 고심 중인 공화당의 마코 루비오 후보가 그 이유를 자신의 말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일의 '수퍼화요일'을 앞둔 유세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사기꾼'이라고 맹비난 한 바 있다. 전세를 뒤집어 보려는 나름의 강수였다. 하지만 그는 최근 유권자들과의 만남에서 '전략적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원색적인 비난에 본인의 자녀들조차 당황스러워했다는 고백도 따랐다.

결국 거친 말로 상대방을 깎아내리는데 골몰하기보다 본인의 정책과 비전을 앞세우는 것이 선거의 승리 공식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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