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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사례비 이슈, 변화의 계기 되길

[LA중앙일보] 발행 2016/03/15 미주판 23면 기사입력 2016/03/14 19:04

지난 한 달간 목회자 사례비(월급) 실태를 연이어 보도했다.

기사가 나갈 때마다 수많은 독자가 의견을 전했다. 거센 반응이었다. 대부분 불투명한 교회 재정의 현실을 성토하는 목소리다. 한편으론 "오늘날 교회를 향한 불신이 이 정도였나"라는 안타까움까지 느껴졌다.

실제 교회 재정을 담당했던 분들의 구체적인 제보와 증언도 이어졌다. 그만큼 사례비는 교회 재정의 투명성과 직결되는 이슈다. 사실 기자에게도 사례비 취재는 접근이 어려운 성역인데, 일반인에게는 오죽하겠는가.

물론 그 성토가 모든 목회자를 향한 건 아닐 테다. 교회 재정을 이용해 비상식적으로, 과하게 사례비를 받는 일부를 향한 규탄인 게 분명하다. 하지만, 교회가 건강해지려면 올바른 복음의 추구뿐 아니라, 재정적 투명성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 취재였다.

헌금은 '연보'다. 지갑만 연다고 끝이 아니다. 기독교인에게는 그 돈이 올바르게 쓰이는지 관심을 갖는 것도 의무다. 반면, 오늘날 자본주의 속에 존재하는 교회가 정작 '자본'에서 깨끗하지 못하면 종교의 역할과 책임이 무색해진다.

일부 유명 목사들은 이번 기사를 내심 불편해 했다.

왜 불편했을까. 교회는 영리를 추구하는 단체가 아니다. 적어도 본인 사례비에 대해 당당해야 할 이유다.

떳떳하다면 굳이 비공개로 하거나, 많이 받는다고 숨길 이유가 없다. 투명한 과정과 절차를 거쳐 교회가 합당한 사례금을 지급했다면 불편해 할 이유가 있는가.

반면, 적게 받는 게 자격지심이 돼선 안 된다. 동종업계에서 통용되는 연봉 범위가 있지만 교회 사정에 따른 차이가 존재하고, 무엇보다 목회의 가치와 의미는 '돈'으로 잴 수 없다.

목사가 가난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오히려 그들이 사역에 전념할 수 있게 생계를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 다만, 현실과 괴리가 있는 과한 사례비는 분명 문제 아닌가.

취재 가운데 힘들게 살면서 헌금을 내는 교인들의 삶을 접했다. 그들에게는 일부 고액 연봉의 목사가 강단에서 외치는 돈에 대한 관점과 태도, 청빈의 가치가 헛헛하게 들릴 듯하다.

마지막으로 목회자는 소셜네트워크(SNS)를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 가진 힘을 휘두르기는 쉽고, 글에 대한 무거운 책임은 간과될 수 있는 공간이 SNS 아닌가.

취재 계기가 됐던 유진소 목사의 월급 공개 논란도 목사들이 SNS에 사실이 아닌 내용을 퍼뜨린 게 발단이 됐다. 심지어 남가주 지역 한 유명 목사는 그런 글을 "하나님 음성으로 듣겠다"며 버젓이 올려 논란을 가중시켰다.

이번 사례비 이슈가 여러 면에서 변화의 작은 계기가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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