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Los Angeles

67.0°

2020.09.28(Mon)

[프리즘] '달러화 약세' 밀약설과 그 배후

  • 글꼴 확대하기
  • 글꼴 축소하기

[LA중앙일보] 발행 2016/03/22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6/03/21 23:59

안유회/논설위원

하락을 거듭하던 금융과 원자재 시장이 2월 말부터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내림세에 접어든 주가는 새해 들어서도 하락세를 거듭하며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하지만 2월 들어 완연한 상승세로 돌아서며 하락폭을 완전히 상쇄시키고 새로운 고점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다우존스의 경우 2월 초 1만6000선이 붕괴되며 금융시장의 위기감을 증폭시켰지만 어느덧 1만7600선을 회복했다.

원자재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20일 배럴당 20달러 중반까지 내려갔던 유가는 40달러선을 유지하며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2월 11일과 비교하면 70% 이상 올랐고 구리 선물가격도 1월 저점과 비교해 15% 이상 올랐다.

2월 말 이후 세계 경제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전문가들은 확실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 주가와 원자재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는데 세계 경제의 기초 체력은 크게 변한 것이 없다.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은 여전하다. 가격 상승의 원인을 호황이라고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음모론은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을 때 나온다. 지난 1월에는 미국과 중국의 밀약설이 흘러나왔다. 위안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고 이에 따라 달러화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는 것을 막기로 했다는 것이다.

3월 들어서는 플라자합의와 비슷한 '상하이합의'가 있었다는 밀약설이 퍼져나갔다. 지난 2월 말 상하이에서 열린, 전세계 경제를 이끄는 20개국 회담에서 달러화 약세를 유지한다는 밀약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공식적인 발표가 없으니 일종의 음모론이다.

이 음모론의 핵심은 달러화 약세를 유도해 전세계 금융시장을 안정시킨다는 것이다. 엔화와 마르크화에 대해 달러화의 가치를 떨어트려 세계 경제의 호황을 이끈다는 1985년 플라자합의의 재연이라는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최근 달러화 강세는 세계 경제의 회복을 지연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달러화가 강한 상태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전세계의 자금이 미국으로 몰리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을 위축시키는 경향이 있다.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는 수입물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하락 효과가 줄어든다. 또 원유는 달러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산유국은 유가가 떨어져도 환율 상승폭만큼 가격 상승 효과를 볼 수 있어 생산량을 덜 줄이며 버틸 수 있다.

실제로 상하이회의 이후 달러화는 2013년 이후 지속됐던 강세를 접고 약세로 돌아섰으며 이후 전세계 금융과 원자재 시장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것이 다른 요인 때문인지, 밀약 때문인지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다르다. 하지만 가격 상승을 뒷받침할 정도로 실물 경제가 좋아졌거나 좋아질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세계 경제의 새로운 엔진으로 불리는 중국은 올해 초 경제 성장률 목표를 중간 수준으로 내렸다. 블룸버그가 지난 20일 전세계 32개 투자은행과 경제분석기관의 전망을 집계해 내놓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2.9%로 지난해의 3.1%보다 낮아졌다.

현금 뿌리기와 마이너스금리까지 도입했지만 전세계 실물경제는 살아나지 않고 정책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는 불안감이 상하이밀약설의 배후다. 전세계가 정책 공조를 해야 겨우 경기를 유지할 정도로 경제의 정책 의존도는 더욱 커졌다고 할 수도 있다.

그나마 정책으로 내놓을 카드가 줄고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지난 20일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선진국에서 통화정책이 한계에 이르고 있는 조짐이 나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경기를 부양하려면 통화정책만이 아니라 재정정책과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하이밀약설은 진위를 떠나 세계 경제의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다.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