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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최저임금 인상의 '딜레마'

[LA중앙일보] 발행 2016/04/04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6/04/03 13:22

미국 기업문화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대우다. 실적 부진엔 가차 없이 책임을 묻지만 목표 이상의 수익을 올리면 엄청난 보너스를 안긴다.

지난해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의 CEO가 된 순다 피차이도 돈방석에 앉았다. 연봉으로 1억 달러가 넘는 거액을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중 현금은 65만여 달러 뿐이고 나머지는 주식이지만 일반인들로서는 로토로나 꿈을 꿀 수 있는 액수다. 여기에 지난 2월엔 1억9900만 달러 상당의 주식을 더 받기도 했다. 그가 구글의 CEO로 취임한 것이 지난해 8월이니 불과 7개월 만에 3억 달러 가까운 수입을 올린 것이다.

천문학적인 연봉은 피차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CEO 연소득 상위 200위를 보면 1위(데이비드 자슬라브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스 CEO)가 1억5600만 달러, 200위(크리스터퍼 크레인 엑셀론 CEO)도 1200만 달러나 벌었다.

이에 반해 글로벌 투자은행인 크레딧 스위스가 발표한 지난해 미국인 1인당 중간 순소득 규모는 4만4000달러. 고소득 CEO들과는 최대 3500배에서 272배까지 차이가 난다. CEO와 일반 직원의 연봉 격차는 어느 정도가 적정선인가 하는 문제는 오랜 논란거리지만 이 정도라면 너무 심하다. 더구나 임금 근로자의 30% 가량은 중간 소득에도 훨씬 못미치는 최저임금 소득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노동계의 주장이다. 보통사람들이 느끼는 소득의 괴리감이 클 수밖에 없다. '99%를 위한 정의'를 외치는 버니 샌더스의 주장이 갈수록 힘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캘리포니아 주의회도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하다. 표결 과정에서 민주.공화 양당의 입장 차(민주 찬성, 공화 반대)가 극명하게 드러났지만 최저임금 15달러 법안을 전격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사실 '최저임금 15달러' 카드를 먼저 꺼낸 것은 LA시의회였다. 그런데 불과 1년 만에 주 전체로 확대된 것이다. 더구나 뉴욕 등 다른 주들도 동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최저임금 15달러'는 조만간 전국적인 이슈가 될 전망이다.

법안 통과에 노동계는 환호하고 있다. 최저임금 근로자들의 생활고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사실 현재 최저임금 수준으로는 매년 오르는 아파트 임대료와 물가를 감당하기 어렵다. 대도시 거주자일수록 생활고는 더하다.

지난해 3월 LA시의회 공청회에서 만났던 한 여성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80년대만 해도 한가지 직업으로 먹고 살았지만 요즘은 두세가지 일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업주, 특히 스몰비즈니스 업주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최저임금의 인상폭이 큰데다 속도도 빠르기 때문이다. 그 뿐이 아니다. 임금과 연계된 각종 부가 비용 부담도 늘어난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들이야 생산성 향상이나 비용절감 등의 방법으로 일부 충격을 흡수할 수 있지만 소규모 업소들은 다르다. 생존을 위해선 가격을 올리거나 인력을 줄이는 것이 우선 떠오르는 해결 방법이다. 당장 직원을 줄이는 방안을 찾아봐야겠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는 것도 이런 이유다. 자칫 하다간 물가 상승과 일자리 감소 현상이 동시에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소득 상승에 비례해 지출도 증가한다면 생활수준의 향상은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결국 각급 정부가 나서야 한다. 서민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주거비와 생활물가 문제 해결책이 필요하다. 이 두 가지가 안정되지 않고는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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