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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시들어 가는 내집 장만의 꿈

진성철/경제부 차장

최근 한국에서 평균 소득을 버는 2인 가구가 13년간 한푼도 쓰지 않고 꼬박 모아야 서울에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할 수 있다. 또 주택가격 상승률이 가구 소득 증가율을 크게 웃돌면서 내집 마련을 위해 돈을 모으는 기간도 1년 더 늘어났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도 마찬가지로 내 집 장만이 요원한 상태다.

특히 LA를 포함한 대도시에서 첫 주택을 마련하기란 매우 어렵게 돼 버렸다. 대도시 부동산 시장은 더 이상 로컬 시장이라기보다는 글로벌 바이어들이 집을 사거나 투자용 부동산을 사들이는 글로벌 시장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로컬 바이어들은 글로벌 바이어들과의 주택 구입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글로벌 바이어의 부동산 투자 확대로 대도시의 집값은 지난 3년간 거침없이 상승해 집값의 오름세가 소득 신장세를 4배나 앞질렀다. 이에 따라, 첫 주택구입 연령이 시간이 지날수록 늦어져 33세로 높아졌고 지난해 4분기 주택소유율도 63.7%를 기록, 1990년대로 후퇴했다.

질로닷컴에 따르면, 2014년 첫 주택구입자가 산 주택의 중간가격은 그들 연소득의 2.6배에 달하는 14만238달러로 조사됐으며 이는 1970년대 초에 1.7배였던 것에 비하면 부담이 훨씬 높아졌다.



남가주부동산중개인협회(CAR)에 따르면, LA카운티에서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루려면 중간 소득의 1.7배 이상을 벌어야 한다.

또한 지난해 4분기 LA카운티 주택구입 능력지수는 27%로 30%가 채 안 됐다. 이는 LA카운티 10가구 중 2.7가구만이 주택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캘리포니아에서 단독주택을 구입하기 위한 연봉 수준은 9만6640달러였으며 콘도미니엄은 7만8720달러로 나타났다. 오렌지·샌디에이고·벤투라 카운티에서 집을 마련하려면 연소득이 6자리 이상이어야 한다.

이에 더해 고공행진하는 렌트비 때문에 주택 구입에 필요한 다운페이먼트 자금 마련이 용이치 않다는 점도 내집 마련의 꿈을 막고 있다. 주요 도시의 소득에서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어서면서 세입자들이 다운페이먼트 자금을 마련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LA지역의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은 48.9%로 거의 절반에 가까웠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정부나 외부의 도움 없이는 내집 마련이 한국처럼 쉽지 않아졌다는 것이다.

최근 한 비영리단체가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손을 잡고 내집 마련의 꿈을 도와주고자 제로 다운페이먼트의 컨포밍융자 상품을 내놨다. 그러나 융자액이 LA에서 보금자리를 마련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어떤 전문가들은 세입자 생활이 일반적이 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첫 주택구입자 보조 프로그램도 예전 집값에 맞춰져 있어서 정작 실수요자를 돕기에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따라서 정부는 현 주택가격과 소득 규모를 고려한 지원정책을 내놔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소비자가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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