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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신자의 정치참여 적극 권장한다

[LA중앙일보] 발행 2016/04/12 미주판 28면 기사입력 2016/04/11 18:35

이규용 신부 / 성크리스토퍼 성당

지난해 11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이메일 한통이 왔다.

제20대 국회의원 재외선거 참여 안내문이었다. 대한민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어떻게 내가 해외에 있는지 알고 이런 이메일을 보냈나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나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도록 잊지 않고 기억해준 것에 대하여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덕분에 지난주 가든그로브까지 가서 소중한 한 표를 던지며 부패한 정치권에 대하여 아무도 모르게 소심한 심판(?)을 내렸다.

이번 재외선거는 헌정 역사상 세 번째라 한다. 한국 국적을 유지만 하고 있다면 외국에서 몇 년을 살았던지 관계없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이탈리아 유학시절에도 두 번이나 대사관에 가서 투표했던 것이 기억난다.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와 18대 대통령 선거였는데 처음으로 실시하는 역사적인 재외선거라며 투표에 참여해서 감사하다는 편지까지 왔었다.

가톨릭 교회는 신자들의 정치 참여를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정치와 종교를 무 자르듯이 잘라내라는 것이 아니다. 카이사르의 얼굴이 그려진 동전이 카이사르의 것이라면, 하느님의 모상이 새겨진 인간은 모두 하느님의 것이다. 그리고 카이사르도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 중 하나이므로 그 역시 하느님의 것이다. 그러므로 신자들은 올바른 정치 참여를 통하여 하느님의 정의가 실현되도록 도와야 할 마땅한 의무가 있는 것이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2240항은 신자들이 '공동선'에 대한 공동 책임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투표권 행사를 요구한다고 공식적으로 가르친다. 고대 철학자들은 민주주의를 가장 낮은 단계의 정치체제로 평가, 올바른 교육을 받지 못한 시민들에 의한 '중우정치'라 했다.

그러나 가톨릭 교회는 일반 신자들을 우둔한 자라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신자 전체는 믿음에서 오류를 범할 수 없으며 성령의 도유를 받아 얻게 된 초자연적인 신앙 감각을 지녔으므로 신자 전체가 신앙과 도덕에 관하여 어떤 보편적인 동의를 보일 때에 그것은 참되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가톨릭 교회는 신자 각자가 성령을 통하여 받은 신앙 감각으로 내린 정치사회적인 견해를 존중하고 그것이 민주적인 방법으로 표현되기를 권하는 것이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무관심 주의의 세계화'를 경고했다. 정치와 투표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이웃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이 아닐까. 어느 정치학자는 "한마디로 말해 민주주의는 동료 시민에 대한 사랑, 바로 그것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가르침에 따라 비록 아쉬울 것이 없다 하더라도 소외받는 이웃을 위하여 사랑이 담긴 한 표를 던져보는 것은 어떨까.

platerlky@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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