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원용석 기자의 PoliTalk] '눈에는 눈' 읊어대는 트럼프

대선주자와 성경 구절

공화당과 민주당 선거 캠페인을 보면 확연하게 다른 점이 하나 있다.

공화당 캠페인에서는 '기독교'와 '신앙심'이라는 주제가 자주 등장한다. 민주당 캠페인에서는 이러한 종교적인 이슈들이 거의 배제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기독교 신자들이 공화당의 지지기반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갤럽 여론조사 결과 '매우 종교적인' 미국인 가운데 절반 가량인 49%가 공화당원 또는 공화당 지지자라고 밝혔다. 36%는 민주당 지지자였고, 11%는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면 '비종교적인' 미국인 중 절반 이상인 52%는 자신이 민주당원 혹은 민주당 지지자라고 말했다. 공화당 지지자는 29%에 불과했다. 그래서 언론들은 공화당 대선후보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성경 구절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자주 던진다.

얼마 전 도널드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전 후보 벤 카슨의 경우, 잠언 3장5절~6절(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신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을 꼽았다.



아버지가 목사였던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은 성경 구절을 자주 읊는 후보다. 지난 2월 아이오와 코커스 승리 뒤 연설의 마지막을 시편 30장5절(그의 노여움은 잠깐이요 그의 은총은 평생이로다. 저녁에는 울음이 깃들일지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오리로다)로 장식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국민에게 상처를 입히는 의제를 수립한 오바마 대통령 아래서 미국인들은 계속 고통을 받아왔다. 하지만 나는 여러분에게 성경의 약속을 상기시키고 싶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선거 질서를 무자비하게 짓밟고 있는 트럼프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구절은 무엇일까.

트럼프는 지난 14일 뉴욕의 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출애굽기 21장24절을 꼽으며 이중 '눈에는 눈(eye for an eye)' 부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좋아하는 구절이 아주 많다"면서 "사람들이 나이스(nice) 한 구절이라고 하지 않겠지만 '눈에는 눈'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 같은 자세를 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지금 미국이 처한 상황을 보라. 다른 국가들이 미국을 상대로 부당 이득을 취하고 있다"며 "이들은 우리를 향해 비웃고 조롱하면서 우리의 일자리와 돈을 빼앗아간다"고 말했다.

지난 1월에도 트럼프는 이 구절을 언급했다.

폭스뉴스 간판 진행자 빌 오라일리가 트럼프와 인터뷰에서 신약성서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인 '용서'라는 말을 던졌다. 지난해 8월 열렸던 폭스뉴스 1차 대선토론 때 트럼프에게 'gotcha question(악의적 꼬투리 질문)'을 던졌던 진행자 메긴 켈리를 용서하라는 의미였다.

트럼프는 당시에 "물론 그렇게(용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성경에 '눈에는 눈'이라는 구절도 있지 않나"라고 답했다.

트럼프는 최근 켈리와 비밀회동을 갖고 그에게 곧 단독 인터뷰 자리를 마련해 줄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에 눈이 멀었던 그가 '용서의 힘'을 배운 모양이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